씨티아이반도체가 발행한 전환사채의 주식전환이 지난달부터 본격화됨에
따라 이 회사에 투자했던 창투사와 일반투자자들이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

전환사채의 주식전환가격은 7천~9천원에 불과하지만 주가는 7만원대에
올라있기 때문이다.

최초로 자금을 지원했던 보광창업투자는 지난3월 씨티아이반도체가
코스닥시장에 등록된뒤 주식을 처분했고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
1년만에 투자금액의 최소6배가 넘는 이익을 봤다.

보광창투는 갈륨-비소반도체를 만드는 씨티아이의 기술력을 믿고 지난해
6월 15%의 지분 (13억여원)을 취득했으며 곧이어 전환사채 20억원어치
(전환가 7천2백72원)를 인수하는 등 총 33억여원의 자금을 투자했다.

예상대로 씨티아이반도체는 등록후 25일 연속상한가를 기록했으며
보광은 지난달부터 주식과 전환주식을 처분, 총 1백억여원의 이익을
실현시켰다.

아직 처분하지 않은 주식과 CB의 평가금액도 1백억원에 달해 6.1배의
높은 투자이익을 거둔 셈이다.

보광창투관계자는 "일부지분을 서울소재 3투신에 처분했는데 대형
투신사들이 벤처주식을 고유계정에 편입하기는 사상 처음"이라며 "앞으로
주가가 더 올라 이익규모는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제일창투와 기은개발금융도 지난해 전환가 7천2백72억원에 각각
10억원어치의 전환사채를 인수해 지난달 주식으로 전환했다.

현재 주가가 7만2천원대임을 고려하면 이들은 10배정도의 투자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고려증권의 주선으로 코스닥시장 등록전인 지난해 11월 발행된
10억원어치의 제4회 전환사채는 30여명의 일반투자자들이 전부 가져가
톡톡한 이익을 본 것으로 분석된다.

이중 5억1천여만원이 지난달 9천3백18원에 전환됐다.

씨티아이가 어려웠던 시기에 처음으로 자금을 지원했던 보광창투는
"삼성전자의 부정적인 견해에도 불구하고 "될 것같다"는 벤처정신으로
투자했다"고 밝히고 있어 창투사와 벤처기업간의 이상적인 결합으로
평가받고 있다.

씨티아이 반도체는 패트리어트미사일 제작사인 미국의 레이시온사와
합작으로 지난 94년 설립됐는데 이들이 만드는 갈륨-비소반도체기술이
성장성이 높아 과감히 자금지원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물론 자금지원 결정까지는 미국 갈륨-비소학회장을 지낸 김해봉 박사의
자문을 받는 등 충분한 검토를 거쳤다.

씨티아이반도체는 지난해 매출 1백69억원에 당기순이익 1억2천만원의
실적을 거뒀으며 올해는 매출 1억달러를 돌파하고 50억원이상의 이익을
목표로 잡고 있다.

< 백광엽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