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이 완연하다.

나뭇잎의 초록빛은 벌써 여름이 느껴지는듯 진하여 가기만 하다.

사계절의 변화처럼 이렇듯 모든일에는 주기가 있다.

M&A의 흐름도 마찬가지다.

M&A의 본산지인 미국의 경우도 1020년대에 2차례, 1960년대말과 1980년대에
큰 호황을 기록한데 이어 이제 1990년대에는 새로운 제5의 물결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 물결의 특징은 과거 성행하였던 부채에 의존한 소위 LBO가 급격히 감소한
반면 자기자본과 관련한 금융공학(Financial Engineering) 기법이 활용되고
있고, 단기적 자본이득에 집착하지 않고 전략적, 구조 조정정 M&A가 성행되고
있는 점이다.

한국에 있어서도 지난 4월이후 법규개편을 기정므로 우리경제 현실과 맞물려
새로운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 대표적인 현상이 만성적인 매도우위시장이 매수우위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까지 국내 기업문화의 특성상 매물이 희귀하였다.

그러나 최근 자금 시장이 경색되면서 공급증대 현상이 가일층 되면서 매수
기업의 태도 역시 선별적, 전략적 인수라는 최근의 미국 M&A 형태와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일례로, 과거 상장법인의 경우 매물 희소성과 상장이점을 바탕으로 부실기업
까지 무분별하게 인수하던 모습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M&A시장에 매물로 나돌던 부실 상장기업들이 결국 원매자를 찾지 못한채
부도가 나는 사례가 산견 되는 것이 그 단적인 증거이다.

지금 한국의 M&A시장은 다른 상품및 용역시장과 같이 공급이 수요를 창조
한다는 매도자 시장(Seller''s market)에서 수요자의 전략적 요구에 부응
하여야 거래가 성립되는 매수자 시장(Buyer''s market)으로 변화하고 있다.

우리의 일천한 M&A사에 있어 최근의 새로운 움직임은 미국의 경우와 비교
할때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본다.

즉 우리 M&A산업도 봄날의 푸른잎처럼 또다른 주기에 들어서고 있음을 새삼
느낄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