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결산 상장법인들의 연결후 실적은 자회사의 불량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우량자회사를 많이 거느리고 있는 기업은 당기순이익도 늘어나고 부채도
줄어들어 재무구조가 더욱 건실해진 반면 불량자회사를 거느린 회사는
이익이 크게 줄어들었다.

심지어는 흑자기업이 적자로 돌아서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연결실적은 또 몇가지 흥미있는 통계를 보여준다.

우선 지난해 연결후 늘어난 부채규모는 2백26조3천억원.

이는 지난해 경상GDP(국내총생산 3백51조2천9백50억원)의 62.6%에 달한다.

지난 3월 총통화(M2.1백81조6천7백81억원, 평잔)의 1.24배이며 연결후
줄어드는 당기순이익 1조1천5백90억원의 1백95.3배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부채와 자본을 합한 총자산도 2백36조7천4백억원(36.8%)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자기자본은 오히려 1천4백50억원(0.14%) 줄었다.

<>.불량자회사를 많이 갖고 있는 회사일수록 연결후 순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쌍용정유는 종속회사인 쌍용자동차(지분율 25.7%)가 지난해 2천2백8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이중 5백71억원의 적자가 연결실적에 반영됨으로써 연결
후 당기순이익이 가장 많이 줄어드는(금액 기준.8백86억원 감소) 불명예를
안았다.

LG반도체도 미국에서 인수한 제니스사(지분율 44%)가 1천4백31억원의 순손실
을 기록하고(6백29억원반영) 홍콩현지판매법인인 LGSH도 1백25억원 적자를
나타내며 연결후 순이익이 7백91억원이나 감소했다.

삼성전자도 미국에서 인수한 AST사(지분율 45.7%)의 1천7백45억원 적자와
삼성중공업(지분율 20%)의 2천9백46억원 적자 등으로 연결후 순이익은
5백45억원 줄어들었다.

대우중공업은 루마니아 현지법인인 RODAE S.A.(지분율 51%)의 적자
(8백53억원)로 피해를 입었다.

<>.자회사를 잘못 거느린 "죄"로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선 기업도 59개사나
됐다.

일은증권을 떠안은 제일은행(인수액중 5백억원반영)은 62억원흑자에서
3백95억원 적자로 돌아섰으며 미국 인켈을 인수한 해태전자도 59억원 흑자
에서 3백24억원 적자로 떨어졌다.

<>.반면 알토란같은 효자 자회사 덕택으로 연결 순이익이 늘어난 회사도
92개사나 됐다.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선 삼영모방 진도물산 한국화장품 등 3개사는 지옥에서
천당으로 승천했다.

한전은 한전기공 한국중공업 한국가스공사 등 우량기업을 거느려 절대금액상
연결후 순이익이 가장 많이(7백6억원 11.8%) 늘어나는 영예를 안았다.

<>.연결후 부채가 크게 늘어난 상위 20개 기업중 은행이 13개나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은행들이 지난해 업무다각화를 내세워 팩토링이나 할부금융 등 자회사
를 크게 늘린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제조업체 중에는 세계화를 내세워 해외에서 회사를 인수하거나 신설했던
대우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연결후 부채증가가 많았다.

반면 효성물산과 사조산업 등 2개사는 연결후 부채가 줄어들어 이채를
띠었다.

<>.자본총액이 줄어든 회사는 1백69개인 반면 늘어난 회사는 98개사에
불과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대우중공업 금호건설 포항제철 등이 자기자본 감소
상위 1~5위(부도난 삼미특수강 2위 제외시)에 올랐다.

<>.이번 연결재무제표 작성에 포함된 종속(출자) 회사는 1천1백54개사에
달해 지배회사당 4.3개에 이르렀다.

이중 국내법인은 6백9개, 해외법인은 5백45개였다.

종속회사를 가장 많이 거느리고 있는 회사는 대우로 1백60개였으며 삼성전자
(1백16개) LG전자(74개) 삼성물산(58개) 대우전자(49개) 등의 순이었다.

< 홍찬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