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투자한도 확대를 앞두고 주식시장이 한달가까이 활기차게 움직였다.

거래량이 4천만주를 넘는가 하면 종합주가지수도 7백선을 넘나들었다.

그래서 시장 일각에서는 지난 94년 11월 이후의 하락행진을 마무리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주식시장은 지금 어디쯤가고 있는 것일까.

외국인 주식투자한도 확대이후 주가는 어떤 그림을 그리게 될까.

대우증권 리서치센타 신성호 연구위원 동원경제연구소 이충식 경제조사실장
쟈딘플래밍증권 정태욱 이사와 마주앉아 최근 시장동향을 진단해 보았다.

<< 편집자주 >>

=======================================================================

[[[ 사회자 = 박주병 기자 ]]]

-최근 시장이 한달여동안 활기를 띠면서 주가가 상승세로 반전하지 않았느냐
는 지적이 나오고 있읍니다.

당장 오는 2일 외국인 투자한도 확대때 외국인들이 어느 정도 주식을 살지
궁금합니다.

<> 신성호 대우증권 연구위원 =외국인들은 한도 확대를 앞두고 대략 4천억원
어치정도의 주식을 매도했읍니다.

새로운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 현금화한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현금화해둔 4천억원정도와 새로 해외에서 들어오는 자금 3천억~
4천억원 등 모두 7천억~8천억원정도가 매수세로 등장할 것으로 봅니다.

외국인들은 한도가 소진된 50여개 종목을 주로 매수할 것입니다.

참고로 외국인 투자한도가 18%에서 20%로 늘어난 지난해 10월에는 6천4백억
원정도가 순매수에 나섰지요.

<> 이충식 동원경제연구소 경제조사실장 =최근 외국인들에게 한국주식을
홍보하러 출장을 다녀왔는데 한국증시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인상을 갖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읍니다.

그들은 한국경제가 구조조정을 언제쯤 끝낼 것인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었읍니다.

그러나 국내 주식중 장외프리미엄이 높은 특정종목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관심을 보였읍니다.

그래서 이번 한도 확대때에 이미 현금화해둔 자금 4천여억원과 새로 유입
되는 자금 5천억~6천억원정도 등 모두 1조원정도가 매수에 나설 것으로
봅니다.

그 근거로는 외국인들의 선호 종목이라고 불리는 신한은행 주택은행
SK텔레콤 포철 삼성전자 등 5개 종목에 약 4천억원정도의 투자여유가 생기고
한전에 한달동안 약 3천억원정도 그리고 나머지 종목에 3천억원정도 들어올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지요.

<> 정태욱 쟈딘플래밍증권이사 =외국인들이 주식을 투자하는 패턴에는
톱다운(TOP DOWN) 방식과 바텀 업(BOTTOM UP) 방식이 있읍니다.

톱 다운방식은 그 나라의 거시경제동향을 먼저 보고나서 종목을 고르는
것이고 바텀 업방식은 종목을 먼저 보고나서 경제동향을 참고하는 것이지요.

영국 홍콩 일본의 투자자와 헷지펀드들은 톱 다운방식을 선호하고 미국
투자자들은 대체로 바텀업 방식을 선호합니다.

이번에 외국인들이 주식을 사러 들어온다면 바텀업 방식을 선호하는 투자자
들일 것입니다.

삼성전자 SK텔레콤 포철 국민은행 주택은행 신한은행 장기신용은행 등
장외프리미엄이 높은 주요 종목들만을 주로 매수할 것이라는 설명이지요.

외국인들은 한국 증시에 대해 상당히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읍니다.

따라서 이들 종목에 대해 투자한도가 소진되면 후속매수세의 부족으로
시장이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높읍니다.

-한도 확대이후에 주가가 계속 상승할지 아니면 하락세로 돌아설지가 관심인
것 같읍니다.

이와 관련해서 아무래도 주가의 큰 흐름을 짚어보아야 할 것 같읍니다.

최근 한달여동안 주가가 많이 올라 주가가 94년 11월이후의 하락세를 마감
하고 상승세로 돌아서지 않았느냐하는 지적이 많읍니다.

바닥을 확인했다고 볼수 있을까요.

<> 신위원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1월과 3월에 두번 6백선대까지
떨어졌읍니다.

그래프상으로 바닥이 확인됐다고 봅니다.

이자율도 낮은 상태고요.

따라서 저는 외국인 투자한도 확대이후에도 주가가 크게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특히 정부가 하반기에 외국인 투자한도를 추가 확대한다고 밝히고 있어
일부 기관들이 이번 기회를 매도기회로 삼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봅니다.

<> 이실장=지난 1월7일과 3월24일에 종합주가지수가 600선까지 내려가
그래프상으로 2중 바닥형을 그렸읍니다.

따라서 600선이 대세 바닥일 가능성이 높읍니다.

그러나 경기회복이 가시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본격
상승세로 접어들었다고 보기에는 다소 부담스럽군요.

한도 확대이후에 6백50선까지 밀렸다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설듯 싶습니다.

<> 정이사 =600선이 강한 지지선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큰 의미
를 부여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바닥이라는 분석은 지난해 종합주가지수가 800선일때도 나왔거든요.

참고로 지난해 10월 한도 확대때는 월초 7백89였던 종합주가지수가 월말에
7백57로 32포인트 하락했었읍니다.

당시 상황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대체로 600선이 바닥이라는 의견인 것 같읍니다.

그렇다면 주가가 2년 5개월여간의 하락행진을 마치고 오름세로 돌아섰다고
할수 있느냐가 관심사인데 그렇게 볼수 있을까요.

<> 신위원=강도는 약하지만 방향성 측면에서는 전환됐다고 봅니다.

문제는 금리라고 봅니다.

증시에서 경기 환율 이자율등 거시변수들이 자주 거론되고 있으나 조사결과
금리가 주가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읍니다.

올해는 물가가 안정되고 성장율이 낮아 이자율이 10%대까지 떨어져 주가는
상승기조를 이어갈 듯 싶습니다.

<> 이실장 =대세상승을 확신하기에는 다소 이르다고 봅니다.

만일 여기서 주가가 계속 오른다면 저금리를 바탕으로한 유동성장세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경기는 사이클상으로 올해 4.4분기 또는 내년 1.4분기쯤 저점을 지날
것이지만 경제구조를 조정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있읍니다.

<> 정이사 =금리는 상반기까지는 안정될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경제구조적인 문제가 남아 있는데다 정부가 시장에 불필요하게
개입하고 있어 계속 안정될지는 의문입니다.

최근 종합수지가 흑자로 전환되고 있다고 하나 정부 개입에 의한 인위적인
것으로 다시 악화될수 있읍니다.

-금리가 관건인 것 같군요.

금리에 대해 좀 더 짚어보겠읍니다.

3년만기 회사채 수익율이 최근 12%대에서 오르내리고 있읍니다만 앞으로
내릴수 있을까요

<> 신위원=금리는 지난 92년이후 물가상승율과 성장율을 합한 수치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읍니다.

올해는 물가가 안정되고 성장율도 낮을 것이므로 안정될 것으로 봅니다.

하반기에는 10%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 정이사 =최근의 금리안정은 한보 부도이후 정부에서 통화량을 크게
늘렸기 때문입니다.

또 지난달에는 종합수지가 모처럼 흑자로 돌아섰는데 이는 은행들이 해외
에서 자금을 많이 끌어들여왔고 투신사들이 약 8억달러에 달하는 외수펀드를
설정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정부 개입이 없어지면 하반기쯤 금리가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있읍니다.

정부에서 계속 돈을 많이 풀고 은행들이 해외에서 계속 자금을 끌어올수는
없읍니다.

만일 그렇게 했다가는 불필요한 투자가 일어나 경제구조조정을 연기시키는
부작용만 낳을 것입니다.

<> 이실장 =설비투자가 줄어들어 자금수요가 감소하고 있읍니다.

반면 시장개방으로 해외에서 들어오는 자금이 늘어나고있고 수입감소로
경상수지적자폭도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종합수지가 지난해에 50억원정도 적자를 보였지만 올해는 흑자를 보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금리는 4분기정도에 10%후반에서 11%초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봅니다.

-금리가 주요한 변수라고 하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여전히 경기에 관심을
같고 있읍니다.

경기는 언제쯤 회복될까요.

<> 이실장 =사이클상으로 4분기 또는 내년 1분기쯤에 바닥을 지날 것으로
봅니다.

우리나라는 중화학 투자비중이 높아 재고조정이 지연되는 것 같읍니다.

<> 신위원=올해 3.4분기중에 저점을 지날 전망입니다.

따라서 주가는 경기 저점보다 4~8개월정도 선행하는 점을 감안하면 주가가
바닥을 지났다고 할수 있지요.

경기 회복이 늦더라도 주가는 빠른 속도로 회복될 것입니다 과거 통계를
보면 경기저점에 앞서 주가저점이 있은후 주가는 급등해 1년동안 평균상승율
이 59%에 달하더군요.

-원화가 하락하고 있어 불안해하는 투자자들도 많읍니다.

증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요.

<> 정이사 =원화가치 하락세는 어느정도 완만해질 것으로 봅니다.

3분기에는 달러당 9백15원 연말에는 8백95원에서 9백원선을 유지할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정부에서 무리하게 흑자를 내고있어 다소 불안한 면 없지 않읍니다.

<> 이실장=93년이후 통계를 보면 원/달러보다 엔/달러환율이 우리 주식시장
에 더 영향을 미치고 있읍니다.

아마도 우리나라 주요 산업이 일본기업들과 경쟁을 많이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 6개 업종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1%에 달할
정도이니까요.

그만큼 일본기업들과 많이 경쟁하고 있는 것이지요.

<> 정이사 =일본 엔화는 달러당 1백30엔까지 하락한후 강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달러당 1백10엔정도가 될 때까지는 국내 기업에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올해 12월에는 대통령선거가 치러집니다.

그래서 6월쯤이면 대선바람이 증시에도 불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읍니다.

선거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요.

<> 신위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선거직전 한두달동안은 새로운 정권에대한 칼라와 선거전에 많이 풀린
통화를 환수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으로 투자심리가 다소 불안해지는 경향이
있지요 그러나 과거 통계를 보면 선거 한달전에는 통화량이 오히려 늘어나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읍니다.

<> 정이사 =외국에서는 선거가 주식시장에 호재가 된다는 격언이 있지요.

외국인들도 올해 한국증시에서 대선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읍니다만 우려하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한보사건이후 금융기관의 자금지원이 보수적이어서 부도설이 계속 나돌아
시장을 억누르고 있읍니다.

<> 신위원 =2분기까지는 한계기업들이 더 도산할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실업율이 낮은 편이어서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고 증시에도
한보사건 만큼은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요.

<> 정이사 =최근 외국 투자자들을 방문했는데 대기업의 부도에 관심을
많이 보이더군요.

외국인들이 한국증시를 떠날지도 모른다는 느낌을 받았읍니다.

-그밖의 변수는 어떤게 있을까요.

<> 이실장 =한국통신은 올해 선거와 맞물려 올해 장외변수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읍니다.

만일 한국통신이 상장되면 수급에 균형이 깨지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정부에서 매각한 한국통신주는 모두 8천3백만주에 달합니다.

만일 이들이 상장되면 우리사주조합분을 제외할 경우 주당 5만원씩 계산
하더라도 약 3조4천억원어치가 쏟아지게 됩니다.

지난 95, 96년도 연간 공급물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물량이지요.

최근 정부에서 하반기에 외국인 투자한도 확대와 맞춰 해외에 매각하겠다고
밝혔지만 증시에 부담을 최대한 줄이는 방안을 마련해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 정이사 =한국통신이 상장되면 한국이동통신 주가가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증시에서 매입하는 주식중 일부분을 통신주로 채우고
있으므로 한국이동통신에 대한 수요가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지요.

<> 신위원 =금융실명제 보완책도 증시에 새로운 변수로 등장할수 있읍니다.

만일 지하자금을 자유롭게 이동한다면 통화공급을 늘리는 효과를 가져와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입니다.

증시가 본격적으로 회복된다면 그동안 낙폭이 큰 종목 특히 부도설에 휘말려
주가가 급락한 종목들이 먼저 오를 것입니다.

그런 다음 수익성이 양호한 종목으로 차츰차츰 매기가 이동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의견 감사합니다.

대체로 주식시장이 지난 94년 11월 이후의 긴 침체터널을 빠져 나가고 있고
시중 유동성에 따라 회복속도가 달렸다고 요약할수 있을 것 같읍니다.

시장이 하루빨리 회복되기를 기대해 보겠읍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