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대단히 유의할만한 두가지의 보도가 눈길을 끌었다.

하나는 불황의 여파로 기업들이 돈이 모자라 보유 부동산을 싸게 내놓고
있어 자칫하면 우리 부동산 시장이 일본처럼 대폭락의 소용돌이에 들어갈지
모른다는 보도였다.

또 하나는 한국 기업들이 지나친 차입금 의존으로 재무구조가 취약해 이것이
결국 금융기관의 부실로 이어질 경우 주식과 부동산 가격이 폭락할 소지가
있다는 어느 외국 분석가의 견해를 보도한 것이었다.

이 두가지의 보도가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현재 한국경제가 기대하고
추진하고 있는 방향과는 다른 점을 지적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우리는 왠지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 같은 여론이 조성되어
실제 단기간에 많이 올라 어느 곳은 다시 채권입찰제를 실시키로한 바도
있고 당국이 신도시 후보지를 발표한 바도 있다.

그런가 하면 정부는 기업들의 해외자금 활용을 용이하게 해주기 위해 여건을
개선시켜 주고 있으며 부실기업엔 부도방지 협약을 만들어 보호하는 조치와
함께 금리도 향후 6~7%까지 내리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 통화는 너무 목표관리에 구애받지 않고 융통성 있게 하겠다고
밝혀왔고 또 그렇게 해왔다.

이런 정부의 입장과 사회 분위기는 지금도 막연히 하반기에 가면 선거를
앞두고 부동산은 더 오르고 주식도 풍부해지는 유동성을 바탕으로 서서히
바닥을 만들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키워오게 하고 있다.

바로 이런 분위기속에서 제기된 한국 주가의 폭락 가능성과 부동산시장
붕괴 가능성은 그 신빙성 여부를 떠나 대단히 충격적인 지적이다.

그런데 정말 곰곰히 생각해 보면 이런 주장을 가볍게 물리치기 어려운
면들이 하나둘이 아니다.

무엇보다 부동산 부문에선 최근 가격 상승이 내재가치 분석과 동떨어진
가격상승구조란 점이다.

그리고 주식시장에선 지금 기업들의 재무구조 개선 문제와 이익 창출 능력
평가가 너무 소홀하게 다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은 누가 뭐라고 해도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본질가치 쪽으로 가격구조가
변해가고 있음을 받아 들여야 한다.

특히 불황에선 더욱 그렇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이 두 시장이 움직이고 있는 모습은 대체로 막연한
기대와 함께 돈의 힘에 의존하는 모습들이다.

그렇다면 한국 주식시장이나 부동산시장에 대한 극단의 경계론은 결코
무심히 들어 넘길수 없는 엄숙한 메시지로 들린다.

더욱이 700포인트를 사이에 두고 외국 자본에 대한 기대감속에 또다시
신용잔고가 높아지고 있는 주식시장도 아주 위험수위가 높은 게임을 벌이고
있는 것 같다.

물론 그래야 고수익도 가능하지만.

< 아태경제연구소 소장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