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적 거래소는 반대, 차별화된 거래소는 별무관계".

강경식 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이 "부산에 벤처기업을 위한 제2증권거래소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는 보도에 대한 증권거래소의 반응은
한마디로 이렇다.

"경제.증시규모나 세계적인 거래소 통합 움직임 등을 감안할때 현재 거래소
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새 거래소를 만드는 것은 국가적인 낭비다.

그러나 현 거래소가 하지 못하고 있는 기능을 전담하는 거래소 설립에
대해선 왈가왈부 할수 없다"(송명훈 증권거래소 이사)는 것.

재경원의 정확한 "의도"가 무엇인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이렇다 저렇다라고
코멘트할 필요는 없으나 손해보는 쪽으로는 진행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을
바탕으로 한 느긋함이랄수 있다.

재경원도 보도 이후 한발 물러서고 있다.

"강부총리가 제2증권거래소 설립문제를 직접 거론한 것이 아니고 윤증현
금융정책실장이 "제2증권거래소 설립과 KOSDAQ시장 활성화 등을 포함한
벤처기업 지원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한 것이 확대해석됐다"(증권제도
담당관실 관계자)는 것이다.

"벤처기업은 성공할 경우 높은 수익을 올릴수 있으나 실패할 가능성도 높아
위험한데 벤처기업을 전용으로 한 거래소가 설립될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결국 제2증권거래소 설립문제는 5월말까지 마련될 산업연구원과 증권경제
연구원의 연구결과와 정치적 판단 등에 따라 결판이 날 미완성의 밑그림인
셈이다.

< 홍찬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