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수 < 선경증권 이사 >

매월 20일이 되면 다음달 회사채 발행 예정물량을 점검하느라 증권사
브로커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발행예정 물량이 얼마인가에 따라 채권수익율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제도상 회사를 발행하려는 법인은 발행규모및 조건을 정하여 주간사
증권회사들로 하여금 기채조정 협의회에 제출하도록 한다.

매월말이 되면 이협의회는 내달의 채권시장 여건을 감안하여 발행규모를
정하게 된다.

단 중소기업들은 예외를 인정받아 이러한 계약을 받지 않고 원하는 시기에
발행가능하다.

매월 20일 기업들이 신청하는 규모는 말일날 확정되는 발행규모 보다 더 큰
의미를 부여 하기도 한다.

신청규모 자체가 현시점의 기업자금상태와 다음달 자금시장에 대한 기업들의
견해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채권의 수익률은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지만 궁국적으로 이러한
요인들이 채권의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미치므로 채권의 수익률은 직접적으로
수요와 공급의 역학관계에 의해서 형성된다고 할수 있다.

채권의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는 수요와 공급중 어느 요소가 더 민감히
반응할까.

채권시장 전체에 공급되는 규모는 발행주체의 자금수요에 따라 신축적이겠지
만 제도적 제약에 따라 어느 정도 확정적이다.

반면 수요측면은 여러가지 경제사정에 따라 매우 가변적이기 때문에 채권의
가격에 탄력적으로 반응한다.

채권시장에서의 수요는 투자신탁회사 은행 보험회사 증권회사 연기금 등의
기관투자가가 주를 이루며 이들 중에서도 투자신탁회사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특히 회사채의 유통수익률은 투신사의 동향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여타 금융기관의 경우 예금의 수신이 이루어지면 운용방안이 다양한 반면
투신의 경우 채권형은 채권투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운용구조 때문인지도
모른다.

따라서 수익률 에측에 의해 적극적 딜링을 원하는 투자라면 매일 발행되는
규모가 어떠한가를 점검하는 것도 중요 하지만 기관 투자자들의 매매동향,
채권관련 금융상품의 수탁고 추이및 증권사들의 고객예탁금 동향 등 수요
측면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투자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볼수도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