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을 벗어나 급락하고 있는 64메가 D램값은 삼성전자 현대전자 LG반도체
등 반도체 생산업체의 수익성과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64메가 D램값이 일본에서 개당 4천4백~5천엔
(35~40달러)로 작년 9월의 절반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국내 반도체업체 주가도
흔들리고 있다.

이와 관련, 외국계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64메가 D램값이 연말께나 40달러
선에 근접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깨고 40달러 밑으로 떨어짐에 따라 16메가
D램에서 64메가 D램으로의 이행을 앞당기고 신규업체의 시장진입을 억제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64메가 D램 생산설비에 대한 투자비를
조기에 회수하지 못하는 등 수익성은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의 64메가 D램값 급락과 관련, "일본업체들이 한국에게 뺏긴 D램
분야 선두를 뒤찾기 위해 가격하락을 조장할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개당 40달러 밑으로 떨어질 경우 현재 양산체제를 갖춘 삼성전자를 제외한
현대전자와 LG반도체는 고전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64메가 D램은 워크스테이션이나 서버 등 기업체에서 사용되는 컴퓨터
에만 쓰이고 개인용 PC에는 이용되지 않고 있다.

NEC 등 일본 반도체업체들은 생산되는 64메가 D램을 모두 자국내에서
소화할수 있으나 삼성전자는 전적으로 수출에 의존해야 하는데 최근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어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LG증권 관계자도 이와관련, "최근들어 16메가 D램값이 10달러이상을 유지
하면서 수익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반도체 주가가 고평가돼 있다"며 "대만
업체의 생산이 본격화되는 3.4분기부터 16메가 D램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실정에서 64메가 D램값도 급락하고 있어 반도체업체들의 올해 실적호전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64메가 D램값 하락소식이 전해진 지난 15일부터 삼성전자 등 반도체
3사 주가는 하락하고 있으며 일본의 NEC나 도시바 등도 최근의 주가급등세에
제동이 걸리면서 하락내지 횡보양상을 보이고 있다.

<홍찬선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