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회사 절반이상이 올해 증시에서 자금조달을 할 수 없게 됐다.

증자요건이 강화돼 값싼 자금조달수단인 유상증자나 전환사채(CB)발행이
불가능해진 때문이다.

또 기업의 자금조달이 보증회사채나 기업어음(CP)등 2금융권에 집중되면서
시중금리상승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13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3월말까지 주주총회를 끝낸 5백98개 12월결산
상장법인중 55.2%인 3백30개 기업은 올해 유상증자를 할 수 없게 된다.

또 32.8%인 1백96개사는 전환사채 발행도 불가능하다.

이는 4월부터 3년간 평균배당금이 주당 4백원(중소기업은 3백원)미만인
기업은 유상증자를 할 수 없도록 요건이 강화된데 따른 것이다.

전환사채 발행요건은 3년간 평균배당금 2백원(중소기업은 1백50원)이상
이다.

유상증자를 할 수 없는 기업중 대기업은 2백65개(57.4%)였으며 중소기업은
65개(47.8%)였다.

26개 상장은행중 대구 신한 장기신용 보람 국민은행을 제외한 21개 은행이
유상증자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한국전력 현대건설 대한항공등 대형우량주와 LG화학 LG금속 LG전선 대우
대우정밀 대우금속 대우통신등 대기업 계열사들조차 유상증자를 하지 못하게
됐다.

중소기업중에는 엔케이텔레콤 한신기계 태흥피혁등이 해당됐다.

전환사채 발행이 불가능한 기업은 대기업이 1백57개(34.0%)였으며 중소기업
은 39개사(28.7%)였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 "상장회사의 절반이상이 배당금요건을 충족
하지 못해 증시를 통한 자금조달의 길이 막혀 있는데다 한보 삼미부도후
회사채 지급보증이나 은행 종합금융등으로부터의 자금조달도 힘들어지고
있어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며 "실적이 좋은 기업은 증시를 통한 자금
조달이 가능한 반면 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은 증시이용이 불가능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3년만기 회사채수익률은 지난 12일 연 12.47%, CP(3개월) 할인금리는
연 13.1%를 기록했다.

< 홍찬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