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낮 12시, 여의도 앙카라공원.

정장차림의 중년 신사들이 도시락을 끼고 한자리에 모였다.

이름하여 "한투-대투 전임원 단합대회".

화해와 협력의 한마당이었다.

끊임없는 견제와 신경전으로 용호상박을 벌여온 한투와 대투의 임원들이
이처럼 열린 공간에서 함께하기는 투신업계 사상 처음이다.

따지고 보면 지난 3월말 결산을 앞두고 양사는 수익률게임을 위해 서로
상대방이 많이 가진 주식을 매도해 투자자들로부터 빈축을 샀던 것이 사실.

상대방 깎아 내리기식의 이전투구로 투신업계 이미지만 훼손시킨다는데
공감대가 이뤄졌다.

게다가 조만간 외국 투신상품이 몰려오는데다 오는 7월이면 신설 투신들이
공사채 업무에 뛰어들게 된다.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협력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쓸데없는 경쟁은 지양하고 힘을 합쳐야 살아남는다는 공감대가 굳센 악수를
하게 했다.

41년생 동갑나기인 김종환 대투사장은 행시 6회, 변형 한투사장은 행시 8회
의 재무부 선후배로 잔뼈가 굵었다.

두사람 사이엔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회사간 단합을 위해 변사장쪽
에서 호스트를 맡아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는 후문이다.

<손희식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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