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기업들의 불성실공시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불성실공시에 대한 제재는 없어 증권당국이 불성실공시를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3월까지 기업들의 공시건수는 1천1백75개
로 전년동기보다 3.13% 줄었다.

그러나 불성실공시는 1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건)의 2배 가까이 늘었다.

유형별로는 공시를 해놓고 이를 이행하지 않은 공시불이행이 지난해 1건에서
올해 9건을 대폭 늘었고 공시번복은 3건으로 지난해의 절반으로 줄었다.

기업별로는 자산재평가 착수를 공시해놓고 이를 이행하지 않은 범한정기가
공시불이행으로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됐고 남성 경인전자 동신 한보철강
상아제약 고려산업 동해펄프 대원제지 등도 공시를 이행하지 않았다.

대주주 장홍선의 보유지분 매각설에 부인공시를 낸 극동도시가스가 지난
27일 이를 번복했고 진도물산 신동방 등도 공시번복행위를 했다.

또 진도물산은 자기주식처분을 공시해놓고 주문을 제때 내지 않았다.

그러나 증권거래소에서 내린 제재조치는 진도물산 신동방 극동도시가스 등
3개사 주식의 1일 매매거래 정지뿐이었다.

특히 극동도시가스의 경우 증권감독원에서 지분매각을 허용해주는 등 증권
당국이 앞장서서 증권시장 투명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태웅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