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업체인 대농이 지난해 자본금의 4배규모인 약 3천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 자본전액 잠식상태에 빠졌다.

대농은 21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지난해 2천9백31억원의 적자를 낸 영업
보고서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대농은 자본금(7백29억원)을 모두 잠식, 자본부족금액이
1천9백86억원에 달했다.

대농의 홍원석 기획혁신팀부장은 "이같은 대폭적인 적자가 재고자산의 처분
에 따른 손실이 컸기 때문"이라며 "미도파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자금이
필요해 그동안 꾸준히 늘어났던 재고자산을 싼 값에라도 처분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회계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매출원가의 정확성을 확인할수
없었다"며 한정의견을 제시, 손실이 과대평가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편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90년이후 업황이 좋지 못했음에도 유독
대농만 재고자산을 늘려 이익을 내왔다"며 "감춰졌던 손실규모가 한꺼번에
계상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박주병.최명수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