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기대할 것이 없다"

"상당한 완화로 해석돼 자금시장과 증시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18일 발표된 금융실명제 보완방안에 대한 증권계 반응은 부정론과 긍정론
으로 크게 엇갈리고 있다.

우선 부정론.

"주가상승을 위해선 금리와 환율안정이 급선무이나 이번 실명제보완이 이런
분야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다"(정종렬 신영투신 사장).

"무기명 채권 발행 같은 알맹이가 빠져 있어 기대할만한 효과를 발휘할지
의심스럽다"(서명석 동양증권 투자전략팀과장).

"종합과세 시행 초기에는 대상자가 10만명 1백억원정도로 추정됐으나 오는
5월 처음 시행될 때는 3만명선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이들에 대한 세금부담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기대난이다"(이승용 동원증권
투자분석부장).

장롱과 장독 등에 숨어있던 지하자금이 양성화되고 이 자금이 증시에 유입돼
주가를 끌어올리기를 꿈꿔왔던 것과는 거리가 있다는게 골자다.

그러나 적극적 평가도 적지 않다.

"종합과세 최고세율이 적용될 경우엔 분리과세를 선택할수 있게 해 국세청
통보를 면제하는 것은 기존의 차명계좌를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소기업 창업자금등에 대해 과징금을 물리고 자금출처조사를 면제하는 것은
일종의 도강세다.

한마디로 실명제 톤을 크게 완화하는 것으로 지하자금 양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김종국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이란 분석이다.

"국세청에 통보된 실명전환자금에 대해 증여나 탈세혐의가 명백하지 않을
경우 자금출처조사를 면제한다는 것은 실제로 자금출처를 하지 않겠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부정.긍정론을 종합할때 실명제 보완은 당장 주가를 크게 끌어올리지는
못할지라도 증시체력을 강화시켜 상승반전을 위한 계기가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대체입법 불가"라는 성역을 무너뜨리고 기본 골격까지 건드릴 소지가 있을
정도로 보완하겠다는 강경식 부총리의 줄타기가 어느 정도 성공을 가져올지는
두고 볼 일이다.

< 홍찬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