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LG반도체 등 외화부채가 많은 10개사는 지난해 원화환율 상승에
따른 막대한 환산손실로 실질적으로는 적자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들 회사는 바뀐 기업회계기준을 적용, 환산손을 지난해 실적에
반영하지 않아 순이익을 낸뒤 법인세를 내고 배당금도 지급, 실질적인
기업가치를 떨어뜨린 것으로 분석됐다.

17일 동원증권은 12월결산 상장법인중 지난 14일까지 주총을 끝낸 4백74개사
중 환산손실을 반영했을 경우 적자인 회사는 현대전자 한진해운 등 10개사
라고 밝혔다.

이들 10개사는 당기순이익을 3천7백12억원으로 공표했으나 환산손실이
7천6백64억원에 달해 실질적으로는 3천1백17억원의 적자인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이들 회사는 이같은 환산손실을 실적에 반영하지 않고 당기순이익을
낸 것으로 회계처리한뒤 8백33억원을 법인세로 내고 1천2백62억원을 배당,
2천95억원을 사외유출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환산손실을 실적에 반영했을 때보다 실질기업가치가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회사별 실질적자는 삼성전자가 8백93억원으로 제일 많았고 한진해운
(7백92억원) 현대상선(5백14억원) LG반도체(4백90억원) 현대전자(2백59억원)
기아자동차(1백19억원) 등이 1백억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또 실질적자 상태에서 법인세와 배당금으로 기업가치를 줄인 기업은
삼성전자가 1천87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LG반도체(5백61억원) 쌍용양회
(1백73억원) 현대전자(94억원) 등의 순위였다.

한편 증권감독원은 지난해 기업회계기준을 개정, 만기가 5년이상인 장기
외화부채의 환차손실은 자본조정항목인 외화환산차로 계상할수 있도록 해
당해연도 실적에 반영하지 않을수 있게 했다.

<홍찬선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