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거래가 효율적인 위험관리라는 인식이 먼저 자리잡혀야 합니다"

한국 대만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선물시장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최근
방한한 윌리엄 P 알브레히트 미 아이오와대 경제학 교수는 이같은 인식이
확산돼야 선물시장이 활성화된다고 밝혔다.

지난 93년까지 미국상품선물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던 그는 현재 세계증권
감독기구 이머징마켓위원회 위원이기도 하다.

-한국의 주가지수선물시장이 개설된지 약 10개월이 지났다.

성공적이라고 보는가.

"최근 선물시장이 개설된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거래규모면에서 성공적
이라고 본다.

말레이시아는 선물시장을 15개월전에 개설했는데 하루 계약수가 5백건에
불과하다.

반면 한국은 이보다 10배 이상되는 하루 5천계약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지만 일일거래규모상 이 정도면 적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기관투자가들의 선물시장 참여율은 10%에 못미치고 있는데.

"말레이시아는 1%정도밖에 안된다.

거래구조의 기형성과 함께 위험관리에 대한 인식이 낮은데 원인이 있다.

한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현물시장에서 거두는 성과에 치우쳐 선물로 위험을 회피한다는 인식이
부족하다.

문화적인 보수성도 걸림돌이다.

베어링사건과 같은 선물거래사고에서 받은 편견으로 선물시장에 접근하길
꺼린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참여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 주가지수선물 거래구조의 문제라면.

"선물의 현재가와 이론가가 좁혀지질 않아 차익거래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선물이 저평가, 현물이 고평가돼 있어 값싼 선물을 사고 비싼 현물을
팔아야 할 경우 매매손이 커진다.

현물을 보유해 평가손이 나더라도 회계장부에 완전히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굳이 현물을 팔고 선물을 사는 차익거래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외국인의 국내 선물투자 한도는 30%인데 적절하다고 보는가.

"그렇게 큰 것이 아니다.

투자한도를 높일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거래가 늘어야 외국인들도 그만큼 반대포지션을 잡기가 쉬워진다.

선물거래수요로 볼때 외국인들의 선물투자 한도가 높아지더라도 큰 충격은
없을 것이다"

-오는 7월께 옵션시장이 개설되는데 이점은.

"옵션은 선물보다 거래하기가 쉽다.

따라서 일반투자자들도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다.

금융시장도 효율적이고 정교하게 움직일수 있다.

동시에 한국의 금융시장이 국제금융시장 기준에 한걸음 더 다가갈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다만 증거금 결제제도 마진시스템 등이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

누구나 시장에 참가, 편안하게 거래할수 있도록 말이다"

< 김홍열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