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방그룹이 과연 미도파를 인수할수 있을까.

그들이 말하는대로 단순한 투자일까.

아니면 단순한 투자라고 밝히면서 상대방을 코너로 몰아넣어 주식을 높은
가격에 사도록 하는 고도의 그린메일(Greenmail) 전략일까.

신동방그룹이 지난 4일 보유중인 미도파 주식을 처음으로 증권감독원에
신고함에 따라 그 의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단순투자목적으로 매입했는지 아니면 미도파를 인수할 목적으로 매입했는지
증시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당사자인 신동방은 단순투자목적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상황으로는 단순한 투자로 보기힘든 면이 많다.

관계회사인 고려산업까지 동원해서 모두 약 13%의 지분을 확보했다는 점,
투자자금이 모두 5백억원을 넘는다는 점 등이 그렇다.

또 외국인들을 동원해서 주식을 매입한후 국내로 이동시킨 점, 성원건설
이라는 제3자를 동원한 점 등도 시세차익을 노리는 단순 투자라고 보기 힘든
부분이다.

그렇다면 신동방은 왜 단순투자입장을 고수하고 있을까.

증시관계자들은 이 부분에 대해 여론동향을 보기 위해서라고 해석하고 있다.

외국인을 동원한 점이 다소 편법적인 요소가 있어 현 상황에서 인수의사를
밝히기는 다소 무리라는 해석이다.

또 미도파의 대주주가 충분한 지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미도파에 높은
가격에 주식을 넘긴다는 복안도 깔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김진일 신동방 이사는 "단순투자목적으로 매입한 것"이라고 전제한뒤
미도파에서 원할 경우 주식을 넘길수 있다고 말해 미도파에 지분을 넘길수
있음을 밝혔다.

이같은 점을 감안하면 신동방이 미도파를 인수할지의 여부는 공개매수신청이
들어오느냐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공개매수를 한다면 현재의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서 매수해야 하므로 단순
투자목적이라는게 설득력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 박주병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