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 부도사태이후 시작된 외국인들의 은행주 매도가 그칠줄을 모르고 있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한보 부도일인 지난달 23일 외국인 한도
소진률이 99.8%에 달했지만 이후 한달동안 4백만주가 대량 매도돼 소진율이
88%로 낮아졌다.

제일은행도 한보철강 부도 당시 한도 소진율이 83%대였지만 이후 7백만주를
매도해 한달이 지난 23일 현재 한도 소진율이 62%대로 떨어졌다.

사태의 심각성은 2월중에도 7백30여만주를 매도하는 등 은행주 팔기가
멈추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

그간 은행주가 외국인들의 선호종목이었음을 감안할때 외국인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은행주에 대한 투자판단이 바뀌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동아증권 이대형 과장은 "외환은행은 외국인들이 매우 선호하던 종목이었다"
며 "한보사태로 금융권 전체에 대한 외국인들의 신뢰가 붕괴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삼성증권 백운 과장도 "투명성과 예측가능성을 중시하는 외국인들이 한보
부도를 계기로 은행주를 대량 매도하고 있다"며 "은행간 합병이나 영업력
강화를 위한 획기적인 제도 도입이 없이는 은행주의 주가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한편 증권가에는 외국인들이 현재 한도 소진중인 장기신용은행 1백만여주를
팔기 위해 거래상대방을 물색중이며 코리아펀드도 은행주를 처분키로 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백광엽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