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들의 매매 패턴이 바뀌고 있다.

증시침체가 장기화되자 우량주에 대한 장기투자전략에서 재료주에 대한
단기투자로 승부를 거는 추세다.

재료주뿐만 아니라 대형우량주마저 단기매매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매매 패턴에 가장 큰 변화를 보이고 있는 곳은 투자신탁회사다.

미도파 한화종금 등 M&A에 대한 투자로 적지 않은 이익을 낸 것을 계기로
재료주에 대한 투신사의 시각이 달라졌다.

재료주로도 투자수익을 낼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긴 셈이다.

대한투신의 조봉삼 상무는 "올해들어서 시장에 대한 단기대응력을 높여
보자는 전략을 짰다.

그에 따라 매매회전율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최근 주식형 수익증권의 수탁고가 줄어들어 운신의 폭은 좁아졌지만 여전히
단기대응력을 키워 높은 수익률을 내자는 전략이다.

한국투신도 마찬가지다.

우량주에 대한 장기보유를 고집했지만 지난해말부터 이같은 태도가 변하기
시작했다.

증시침체가 워낙 장기화되자 우량주도 손절매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매도와 매수를 번갈아 하는 단타매매를 하는 모습이다.

한국투신 황규진 주식운용팀장은 "최근들어 펀드매니저들 사이에 재무구조와
실적이 뒷받침되는 중소형주를 소량으로 자주 매매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중소형주를 많이 매매했던 국민투신은 애널리스트들을 아예
운용본부에 배치했다.

침체장세에서 실적이 좋은 종목을 골라 투자하겠다는 의도다.

"약세장에서는 리스크를 감수하고라도 재료주를 파고드는 틈새전략으로
대응해야 수익을 낼수 있다.

그대신 개별종목에 대한 투자위험을 줄이기 위해 산업분석팀을 운용본부에
배속시켜 펀드매니저들이 빠르게 종목정보에 접근할수 있도록 했다"는게
이용하 상무의 설명이다.

엄청난 평가손을 입고 있는 은행권도 개별종목에 대한 투자를 시도하고
있다.

C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장부단가 수준까지 오른 한국전력을 올들어
많이 팔았다.

평가손이 엄청나 장부단가를 회복한 종목들이 거의 없다.

실무진에서는 매매손을 보더라도 대형주를 팔고 재료주로 교체매매를 하자는
의견이 많다"고 설명했다.

S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말부터 시중은행 한두군데에서 개별재료를 가진
중소형주에 주로 투자하는 1백억원짜리 펀드를 여러개 만들어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밖에 보험과 연기금도 정도는 약하지만 개별종목에 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G보험의 한 관계자는 "시장전망이 불투명할수록 이같은 테마주 발굴작업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명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