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지지선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던 695선(25일.75일이동평균선)이
맥없이 무너지면서 증시에 또다시 주가폭락의 악령이 되살아나고 있다.

"수급으로 오른 장은 수급으로 떨어진다"며 최근의 주가하락을 어느 정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던 증시는 낙폭이 20포인트를 넘어서자 심상치
않다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낙폭이 10포인트 안팎에 머물던 후장초반까지만 해도 "695선에서 조정을
마무리한뒤 720선까지 상승할 것"(박용선 선경증권 조사실장)이라는 희망론이
강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불안감도 커져갔다.

"695선이 너무 쉽게 무너질 정도로 시장에너지가 취약해 650선까지 밀릴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게 됐다"(이두원 대우증권 투자정보부 차장).

"최근의 증시여건 악화와 투신사들이 외수증권 설정에 애를 먹는 것을
감안할때 전저점(600.56, 장중 기준)까지 떨어지는 것에도 대비해야 한다"
(대한투신 관계자)는 지적도 나온다.

한보 충격에도 불구하고 대량의 자금방출을 바탕으로 위험한 상승세를
나타내던 "역 한보장세"가 일시에 무너지고 있는 것은 수급악화 때문이다.

3월중 발행될 회사채 물량이 3조9천78억원(신청 기준)으로 사상최대를
나타내면서 회사채 수익률이 상승커브를 지속했다.

3조원대에 머물며 주가상승을 이끌었던 고객예탁금도 5일만에
2조9천억원대로 떨어지며 감소세가 이어졌다.

기관투자가(1천20억원)와 외국인(1백16억원)이 이번주중(17~20일)
1천1백36억원이나 내다팔았다.

유동성 장세가 뿌리째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 홍찬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