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등록기업들의 부도율은 상장사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성장가치는 상장사를 압도하지만 불황에 대한 대응능력은 상장사에
비해 크게 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17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96년 한햇동안 3백31개 등록법인중 8개가 쓰러져
부도율이 2.42%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96년중 상장사 부도율은 0.66%에 불과해 등록법인 부도율이 3.7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등록법인들의 기업내용이나 재무구조가 상장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
하다는 것을 대변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경기침체기에서 덩치가 작은 회사일수록 부도에 대한 내성이 약하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 부도발생 현황

=등록기업들의 부도율이 상장사 부도율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시장이 개설된 87년이후 94년 한해를 제외하고는 줄곧 등록법인들의
부도율이 상장사 부도율을 웃돌았다.

특히 경기침체기인 91년에는 등록법인 부도율이 무려 10.39%에 달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등록법인 10개사중 1개가 부도로 쓰러진 셈이다.

최근들어 부도율이 낮아지는 추세지만 여전히 상장사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96년에는 삼보지질 유천건설 신우산업기기 국제밸브공업 하이켐
건영종합건설 남신 신림종합건설 등 8개사가 부도로 쓰러졌다.

또 올들어서는 창과 문틀을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주일 1개사가 지난
1월17일 부도를 내고 투자유의종목에 지정됐다.

<> 부도기업 특징

=최근들어 부도를 낸 기업들은 대부분 건설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96년 부도발생기업중 절반인 4개사가 건설업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건설및 부동산 경기가 장기간 침체됨에 따라 건설사들이 미분양아파트
증가 공사대금회수 지연 등으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밖에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기계및 장비제조업체 등 대부분 경기와 연관
있는 회사들이 부도를 냈다.

또 건영종합건설 1개사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자본금 1백억원미만의 중소기업
이라는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 투자자보급 문제점

=코스닥시장의 투자자 보호조치가 증권거래소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흡
하다.

증권업협회는 등록법인이 부도로 당좌거래가 정지될 경우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한다.

하지만 법정관리업체로 지정돼 당좌거래가 재개되면 투자유의종목 지정에서
해제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상장사들이 부도를 내면 당좌거래재개 여부에 관계없이 관리종목에 소속돼
별도로 관리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 시사점

=투자자들은 코스닥시장에서 투자종목을 선택할 때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주력업종 재무구조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종목을 선택하는 지혜를 발휘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증협 관계자는 "등록요건이 상장요건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만큼 회사
내용이 상대적으로 나쁠 수도 있다"며 "투자시 기업내용이 베일에 가려진
기존 등록법인보다는 소상히 공개된 입찰기업들을 선택하는 것도 한 방법"
이라고 말했다.

< 조성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