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한달여동안 개별재료주들이 한차례 상승한데 이어 블루칩(대형
우량주)과 금융주 등으로 숨가쁜 순환매가 일어나고 있다.

현재로선 개별종목이 판정승을 거두고 있는 실정이다.

연초 장세가 한해 장세를 가늠한다는 점에선 올해도 블루칩이 쉬는 동안엔
각종 재료를 앞세운 개별종목들이 화려한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점치게 하는
대목이다.

말이 연초 장세라지만 분명한 3박자를 연출했다.

우선 연초 653으로 출발한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1월7일 611까지 추락하는
동안 대부분의 종목이 동반하락세를 보였다.

담보부족계좌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신용물량이 조금씩 털려나갔고 노동계
총파업이 시장을 짓눌렀다.

한보그룹의 법정관리 신청설도 심심찮게 나돌았다.

2단계는 외수증권 추가 설정과 <>연기금 주식투자 확대 유도 <>한일간
이중과세방지협정 체결 추진 <>지준율 인하 추진 등의 얘기가 시차를 두고
터져나왔다.

주가는 1월20일(종합지수 718)까지 거의 수직상승세를 보였다.

예탁금도 크게 늘었고 한전에 대한 외국인의 매수세도 가세했다.

이어 3단계에선 한보철강 부도사태와 함께 조정국면을 나타냈으며 최근엔
블루칩들의 상승세가 시장을 풍미하고 개별종목들은 조사설에 시달리는
양상이었다.

이같은 출렁임속에서도 연초에 비해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들은 역시 개별
재료주들이다.

관심을 끈 테마는 M&A(기업인수합병) 통신및 환경관련주.

지난해말께 신동방으로 대주주가 변경돼 제약사업을 본격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등에 업은 건풍제약의 주가가 연초보다 거의 3배수준으로 올라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효진과 서륭측에 의한 치열한 공개매수전이 펼쳐졌던 대구종금과 영우통상도
M&A관련주로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신호전자나 화승전자 유양정보통신 등의 통신관련주들도 탄탄한 상승세를
과시했다.

환경관련주로는 대경기계가 전기분해식 폐수처리기 개발과 관련해 큰 폭의
주가오름세를 자랑했고 보령제약은 미생물을 이용한 정수장치 개발을 재료로
내세웠고 기산은 소각로사업에 진출한다는 얘기로 뜀박질했다.

반면 올들어 부도의 파문도 컸다.

지난 1월9일 태영판지의 부도 공시로 주가가 급전직하로 곤두박질쳤고
1월23일 부도처리된 한보철강을 비롯해 상아제약 세양선박 등 한보관련주들이
무더기로 하락률 상위종목에 랭크됐다.

여타 재무구조가 취약한 종목들의 주가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 손희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