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현대전자 LG반도체 등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16메가
D램을 감산할 것이라는 외지 보도에 힘입어 한.미.일 반도체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29일 주식시장에서 세계 최대 D램 생산업체인 삼성전자는 종합주가지수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을 비롯 시장조성을 받던 LG반도체
와 현대전자도 일제히 거래대금 상위종목에 올랐다.

한 투신사 관계자는 "반도체가격 상승이 기대되고 있는데다 외수펀드
편입마저 눈앞에 두고 있어 최근 1주일동안 반도체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도 히타치는 지난 28일 3.9% 올랐으며 NEC(2.9%) 도시바(1.2%)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국증시에서도 마이크로테크놀러지가 32.5달러에서 33.5달러로 3.0% 올랐
으며 TI도 68.8달러에서 69.2달러로 상승했다.

D램 생산업체 주가가 이처럼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 현대전자
LG반도체 등 한국업체들이 16메가 D램 생산량을 30%가량 줄일 것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WSJ)와 일본경제신문의 보도에 따른 것이다.

국내 반도체업체들은 이런 감산계획을 부인하고 있지만 이 보도로 16메가
D램 현물가격은 개당 6.25달러에서 8달러로 28%나 뛰어 D램 생산업체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같은 감산소식에도 불구, 16메가 D램 가격을
손익분기점의 기준이 되는 개당 7달러 이상으로는 회복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병서 대우경제연구소 연구위원(한경애널리스트)은 "16메가 D램 가격이
8달러이상으로 회복될 경우 일본 대만 등이 현재 80~85%선인 가동률을
90%이상으로 높일 것"이라며 "한국업체의 감산은 자칫 이익을 개선시키지
못한채 한국의 시장점유율만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통계전문업체인 데이타케스트도 올해 D램값이 20~30%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홍찬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