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중 < 대우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

한보철강은 5조7천억원의 대규모 시설투자를 하던중 부도를 냈다.

공장이 완공되면 철근 2백만t, 열연코일 5백만t, 냉연강재 2백만t 등
총 9백만t의 생산체제로 국내 철강생산량의 13%를 담당하게 된다.

96년말 현재 5조원을 투자하였고 97년에 경영정상화를 위하여 설비투자와
초기운영자금으로 1조원의 자금이 추가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보철강은 법정관리후 제3자 인수를 추진중이나 주인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왜냐하면 코렉스 등 최신 제철기술에 대한 기술부족과 경제성 여부, 공장이
정상가동된다고 하더라도 6조원에 달하는 차입금에 대한 이자, 고철이용에
따른 낮은 제품품질, 98년 중반부터 2000년까지 예상되는 국내및 세계시장
에서의 철강공급 과잉과 가격하락 전망 때문이다.

부도로 인한 한보철강의 생산차질이 국내 철강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국내 철강 공급과잉구조 때문이다.

철근시장은 한보의 생산차질로 52만t이나 쌓여 있는 철근 재고가 상당히
낮아지겠지만 기본적으로 공급과잉과 수요부진에 빠져 있어 수급사정은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냉연강재시장도 공급과잉을 보이고 있어 한보철강의 생산차질에도 불구,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냉연강재설비는 포철과 동부제강 등의 대규모 설비투자로 98년에
두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열연코일시장은 현재 포철의 박슬래브 열연코일 생산차질로 공급
부족을 보이고 있어 한보의 생산차질시 공급부족은 더욱 심화될 것 같다.

장기적으로도 국내 열연코일시장은 공급부족이 예상되므로 열연코일
유통업체인 한일철강과 문배철강의 수익성 향상이 예상된다.

냉연강재 등 열연코일 2차 가공제품에 대한 대규모 설비증설이 열연코일
공급부족을 부채질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