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도파 주식을 대량으로 매집한 외국인들이 의결권 행사의사를 밝힌 것은
기업인수합병(M&A) 시장에 외국인의 본격참여를 예고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정회사를 인수하려는 국내 기업과 외국투자자간에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질
경우 미도파의 같은 대형기업의 경영권도 넘어갈수 있게 된 것이다.

외국인들이 제3자를 위해 의결권을 행사할 경우 미도파는 물론 대농그룹
전체의 경영권이 변동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충격을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이날 의결권행사 의사를 밝힌 폴 휘비 홍콩 페레그린그룹 부사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외국인들이 처음부터 미도파를 인수할 목적이 있었는가.

<>미도파 주식을 처음 매입할때만 하더라도 경영권에 간섭할 뜻은 없었다.

미도파 주식을 매입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였는데 당시 한국내 증시가 매우
침체해있었고 미도파 주식 역시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돼 있었다.

그래서 앞으로 주가가 크게 오를 것으로 보고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미도파
주식을 추천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 미도파 경영진들이 주주들의 이름을 공공연히 밝히면서
불공정거래자인 것처럼 호도해 투자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증권당국이 외국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불공정거래여부를 조사하고
있어 곤혹해하고 있다.

-동방페레그린증권을 통해서는 미도파뿐 아니라 신촌사료 해태제과 등 여러
종목들이 집중 매집되지 않았는가.

그래서 불공정거래 의혹을 살 수도 있다고 볼수 있지 않는가.

<>우리는 적법한 절차에 의해 종목을 추천하고 있고 투자자들은 이를 매입
하고 있다.

신촌사료의 경우 부산지역 투자자들이 스스로 결정해서 매입한 것으로 매집
사실이 알려지자 거의 되판 것으로 알고 있다.

미도파와 해태의 경우 내재가치가 높고 주가 상승여력이 있어 적극적으로
추천한 것일 뿐이다.

-동방페레그린증권의 한국측 합작사인 신동방이 유통업에 진출한 의사를
갖고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신동방그룹이 미도파를 인수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자를 끌어들인 것은
아닌가.

<>많은 국내 기업들이 미도파 주식을 매입했으나 신동방그룹은 미도파
주식을 한주도 매입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미도파를 인수하기를 원한다면 왜 미도파 주식을 한주도 매입하지
않았겠는가.

-의결권을 행사할 3자를 밝힐 수는 없는가.

<>밝힐수 없다.

다만 현 경영진보다 경영을 잘해 주가를 더욱 올릴수 있는 제3자가 나타날
경우 그를 위해 의결권을 행사할 것이다.

< 박주병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