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한 국민 등 3개 투자신탁회사들이 지난해 한해동안 고객이 맡긴 돈을
저리로 끌어쓰면서 약 1천억원의 손해를 입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수익증권 수익률은 연평균 0.16%포인트 내외의 감소효과가 일어나
고객들은 그만큼 보이지 않는 손해를 입게됐다.

14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이들 3개 투자신탁회사들이 증권금융으로부터
신탁재산과 연계해 빌린 돈은 지난달말 현재 4조5천5백70억원에 달했다.

신탁재산과 연계한 차입금은 고객이 투신사에 맡긴 돈으로 증권금융이
발행한 연평균 10%짜리 할인어음을 구입, 펀드에 편입한뒤 다시 증권금융
으로부터 연10%로 돈을 빌려 회사고유재산으로 쓰는 우회대출금이다.

따라서 회사채(지난해 연평균수익률 11.87%)를 펀드에 넣는 것보다 운용수익
이 연간 8백52억원이나 줄어들게 된다.

투신사들이 저리로 자금을 조달해 이만큼의 이익을 본 셈이다.

이에 따라 신탁재산의 운용수익률은 평균 0.16%씩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투자신탁업법에서는 투신사들이 신탁재산을 회사고유재산으로 빌려쓸수
없게 돼있어 투신사들이 이같은 편법대출을 이용한 것으다.

특히 3투신이 증권금융의 공모주 청약예치금에서 빌린 연8%짜리 차입금이
공모주 청약제도의 폐지로 단계적으로 상환되면 이를 메우기 위한 신탁연계
대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투신업계에서는 증시가 침체됨에 따라 주식형 수익증권에 대한 고객의 환매
요구가 늘어나 투신사들이 그 주식을 사줘야 하는 입장이어서 환매자금조달을
위해 저금리의 우회대출금을 쓸수밖에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최명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