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국내문제가 복잡하고 심각해서 여기에 몰두하고 있는동안 대외여건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그중 하나는 일본엔화의 추가하락 조짐이며, 또 하나는 국제 유가의 상승
이다.

지금 1백20엔을 육박하고 있는 일본엔화의 추가하락은 최근 많은 희생속에
만들어진 원화절하의 효과를 약화시키고 있다.

물론 그것은 직접적으로 수출 증가의 기대를 후퇴시키는 것이다.

여기에다 국내 총수입이 15%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는 원유의 국제 시세가
급등하고 있다.

이로 인해 수입증가세의 가속화가 우려된다.

이렇게 되면 연초부터 올해 역점을 두어 개선하려고 했던 국제 수지 개선은
빗나갈 공산이 커진다.

또 우리의 원화도 다시 하락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에서 국제수지와 환율은 거의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붕괴조짐을 보여온 주식시장이 가장 크게 입은 타격도 바로 지난해
연말로 오면서 급증한 국제수지 적자와 급락한 원화가치였다.

그러나 여기서 다시 이들이 타격을 입는다면 금융개혁이나 증시부양책
같은 국내요인이 뾰족한 주가회복 대책이 될수 없다고 본다.

따라서 기술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지난주 후반부로 오면서 조금씩 회복
조짐을 보여온 주식시장은 노동법 관련 대립이 조금은 완화되려는 대내적
상황이 호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하겠다.

더우기 이런 시점에서 증시부양책을 직접 사용하더라도 자칫 무력화될수
있기 때문에 아주 신중을 기해야 한다.

장기투자 의사결정이라면 몰라도 단기 흐름을 타려는 입장에서는 이런
대외환경의 불안정성을 충분히 고려한 시장참여가 있어야 하겠다.

이제 서서히 우리도 과거 일본처럼 증시 개방의 후유증을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외국인 투자가들이 언제나 일정비율 이상으로 국내 주식을 보유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모두를 다 털고 나갈수 있는 자유로운
몸들이다.

지금도 주식시장의 안정책 중에는 외국인에 대한 추가한도 확대가 자주
거론되고 있는데 이제 이 재료는 반드시 호재로만 인식하기 어려운 시점에
다달은 것 같다.

아무튼 주식시장의 진정한 안정을 다지기 위해서는 밖으로부터 불어오는
외풍에도 잘 대처해 나가야 하겠다.

< 아태경제연구소 소장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