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주식장외시장) 등록1호업체인 에어로시스템이 주식분산기준을
지키지 못해 지난 1월1일자로 코스닥시장에서 쫓겨난 것으로 밝혀져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코스닥시장이 개설된지 10년이 지났지만 코스닥시장을 직접 자금조달시장
으로 활용할 생각은 안하고 이름만 걸어놓자는 대주주들의 인식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어서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증권업협회는 지난 1월1일 주식분산 기준에 미달된 이유로 에어로시스템 등
23개사의 등록을 취소했다.

에어로시스템은 지난 87년 4월15일 장외시장 개설과 함께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린 업체.

가장 먼저 등록을 신청한 기업은 범양건영이었지만 이 회사가 첨단업종과는
거리가 먼 건설업체라는 이유를 들어 굳이 벤처기업인 에어로시스템의 등록을
가장 먼저 수리한 것.

이같은 당시의 조치는 첨단유망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창구라는 코스닥시장
개설취지를 살리자는 의도로 해석됐다.

그러나 에어로시스템은 등록 첫해에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94년 자본전액
잠식상태에 들어가는 불운을 겪어야 했다.

급기야 지난 94년 4월 인켈로 피인수되면서 벤처기업에서 일반법인으로
전환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등록1호업체인 에어로시스템이 10년만에 불명예 제대했다는 사실은 대주주들
의 인식에도 문제가 있지만 그들의 인식을 바꾸는데 실패한 증권업협회로서도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게 증권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 조성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