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이 대구에 본사를 둔 동양투자신탁의 우리사주조합 주식 대부분을 인수,
사실상 경영권을 장악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상공인 출자자 조합에 이어 2대주주였던 갑을이
동양투신의 우리사주 지분 매입에 나서 지난달 28일 우리사주 1백4만주중
64만주를 주당 1만3천원에 인수한데 이어 나머지 지분 대부분에 대한 매입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갑을의 지분은 현재 20%에서 우리사주조합 9.5%를 합쳐 29.5%로
높아지게 되는데 일부 일반 주주들도 지분 매각의사를 밝혀 30%이상의 지분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갑을은 그동안 태일정밀에 대구종합금융 지분을 매각하는 등 기존 사업
정리 등으로 확보한 2백억여원의 자금을 이번 동양투신의 지분확보에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갑을은 이번 우리사주 주식의 매입에 앞서 이미 상당한 주식을 매집해 지분
율이 25%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우리사주 지분을 고가에 매입키로 한
것은 적대적 기업인수합병(M&A)에 대한 직원들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한
프리미엄제공 차원이라는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동양투신의 우리사주조합은 발족한지 1년여에 불과해 이직 등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7년 이내에 매각이 불가능한 실정이어서 계약의 유효성을 두고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한편 동양투신의 경영권이 갑을에 넘어감에 따라 제일투신을 비롯한 5개
지방투신의 경영권이 모두 특정기업으로 넘어가게 됐다.

<대구=신경원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