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종목수가 증시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종합주가지수가 큰 폭 하락해
문민정부 출범수준으로 돌아갔다.

시장이 열리자마자 전해진 노동법 통과소식에 이은 노동세력들의 파업
우려감이 객장분위기를 짓눌렀고 검찰에서 연내 작전조사결과를 발표할
것이라는 소문이 잇따랐다.

통치주가를 받치려는듯 지수관련주에 대한 일부기관의 막판 매수세를
제외하고는 기관들도 관망세였고 침통해진 일반인들은 팔기에 바빴다.

전 업종이 내린 가운데 어업 제지 등의 낙폭이 깊었고 철강과 은행주는
약보합에 그쳤다.

폐장을 하루앞둔 26일 주식시장의 전광시세판은 하루종일 푸른 물감으로
물들인듯 침울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종합주가지수는 18.75포인트나 급락한 659.01을 기록, 지난 18일의 연중
최저치(661.39)를 경신했다.

하한가 3백19개를 포함, 9백20개 종목이 내려 하락종목수가 금융실명제
실시일인 93년 8월13일(9백18개)의 종전기록을 깨고 증시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 장중 동향

=노동법 통과와 후속파업얘기로 약세로 출발한 시장은 이내 급락세로 돌아서
종합지수낙폭을 두자리수로 벌렸다.

전장마감무렵 연내 추가부양책이 나올 것이라는 미확인 루머가 퍼지면서
은행주가 반등세를 보여 후장초반엔 지수낙폭을 한자리수로 좁혀놓기도 했다.

이어 추가부양책은 검찰의 연내 작전조사 발표설로 비화되면서 시장분위기를
더욱 서늘하게 만들었다.

장마감직전엔 종합지수가 22.22포인트나 둘둘 말아 떨어진 655.54로 문민
주가 출발선(665.61)을 밑돌았다.

뒤따라 공무원연금에서 포철 유공 LG화학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1백억원
가량의 매수주문을 내면서 "통치주가"는 체면을 세운채 마감했다.

<> 특징주

=공무원연금의 막판 지원사격을 받은 포철 유공 등이 약세에서 보합으로
돌아섰다.

한신기계 삼표제작소 한국티타늄 강원산업 한화종금 태흥피혁 대성자원 등
개별재료주들이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해 하한가종목수가 3백개를 넘어섰다.

시장약세에도 아랑곳없이 신약개발에 대한 특허권 교섭얘기를 등에 업은
동신제약과 M&A관련 영우통상, 삼익이 신호그룹으로 넘어간다는 얘기로
"삼익"자가 붙은 삼익주택과 삼익건설 등이 덩달아 초강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 진단

=시장전문가들은 "통치주가 유지와 폐장일을 의식한 일부기관의 매수세가
기대되지만 기관들의 시장개입 강도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 호재 악재 >>

*노동법 개정안 기습통과(26일 새벽)로 파업확산 우려
*연기금 소극적 주식매수
*회사채 수익률 상승세
*검찰, 개별종목 조사결과 연내 발표설
*한은, 달러당 8백45원선 유지방침
*기관투자가 관망세 지속

<손희식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