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칩 강세, 개별종목 몰락"

3대 연기금이 연말까지 3,000억원을 주식매입에 투입한다는 강력한
"캄플주사"가 가져온 장세흐름이다.

그동안의 "블루칩 추락, 개별종목 훨훨"과 정반대다.

현대자동차 LG전자 대한항공 삼성전관 현대건설...

19일 주식시장에서는 대형블루칩의 상한가 행렬이 이어졌다.

포철 한전 이통 삼성전자 등도 크게 상승, 지수상승을 뒷받침했다.

반면 OB맥주 한화종금 삼표제작소 한신기계 부산산업 등 그동안 종목장세를
이끌었던 소형개별종목들은 무더기로 가격제한폭까지 밀렸다.

개별종목의 선봉장격인 선도전기도 3일째 미끄럼을 탔다.

이같은 시장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연기금에게 주어진 화두가 "안정"인 만큼 지수영향력이 큰 대형우량주
매수에 치중할 것이기 때문이다.

증권사들도 평가손 반영비율이 축소될 것을 기대하고 블루칩 매도를 자제
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M&A 신기술 자산 등을 재료로 취약한 수요세력을 모아
"이상급등"했던 개별종목들이 무너지는 것은 "당연"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700선을 넘어 720선까지 오를 때까지는 이런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블루칩 강세, 개별종목 몰락"에 대한 시각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소형종목에 몰렸던 자금이 블루칩으로 몰리면서 시장이 정상화되고 있다"
(홍성국 대우증권 법인부차장)는 긍정론과 "개별종목이 싸늘히 식으면 증시
분위기 자체가 살아나기 어렵다"(서명석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장)는 신중론이
그것이다.

그럼에도 블루칩 강세는 대세상승으로의 반전을 위한 신호라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평가해햐 한다는 분석이 많다.

블루칩이 올라야 종합지수도 상승하고, 지수가 올라야 투자심리도 크게
안정된다.

투자심리가 안정돼야 증시에 등을 돌린 개인과 외국인이 다시 발을 담그게
된다.

모처럼 맞은 호기를 상승반전으로 상승시키기 위해 공정거래질서 확립 등
제도정비에 나서야 할 때다.

<홍찬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