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항도종합금융을 놓고 부산지역 섬유업체인 서륭과 유통업체인 효진
간에 경영권 쟁탈전이 벌어졌다.

서륭 서륭산업 원덕제지 등 3개사와 한국철강의 장상돈 사장은 7일 효진이
공개매수하고 있는 항도종합금융을 오는 19일부터 내년 1월7일까지 20일간
주당 3만2,000원에 68만주(17%)를 쌍용투자증권을 통해 공개매수하겠다고
증권감독원에 신고했다.

다른 회사가 이미 공개매수하고 있는 주식을 또 다른 기업이 가세해 공개
매수(역공개매수)하기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있는 일이다.

서륭이 제시한 공개매수가격과 수량은 효진이 제시한 가격과 수량보다 각각
1,000원과 40만주(1%) 높다.

따라서 오는 24일 마감될 효진의 공개매수는 일단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효진이 가격을 높여 다시 공개매수에 들어갈지 관심이다.

서륭은 자본금 10억원의 부산지역 직물제조 가공판매업체로 골판지를 생산
판매하는 원덕제지 서륭산업 등의 계열사를 갖고 있다.

서륭의 조준래 사장(34)은 지난 7월 작고한 창업자 고 조익제회장의 장남
이며 함께 공개매수를 신청한 한국철강 장상돈 사장(동국제강 장상태 회장의
동생)은 그의 장인이다.

반면 현재 공개매수중인 효진은 부산지역의 주유소 운영업체로 한일그룹
김중원 회장의 동생인 김중명씨가 대표로 있다.

따라서 증권계에서는 이번 항도종금에 대한 경영권 쟁탈전을 동국제강그룹과
한일합섬그룹간의 자존심싸움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지난 11월말 현재 항도종금 지분은 효진 15.31%(경덕종합건설 지분 포함),
한국주철관 3.96%, 원덕제지 3.61%, 제일은행 3.27% 등이다.

서륭이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지분이 20.45%가 되며 효진은 22.02%로 늘어
나게 된다.

< 박주병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