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회사들이 분식을 하는 유형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순이익을 늘리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주요한 사항을 공시하지
않는 경우이다.

지금까지는 순이익을 늘리는 분식이 주류를 이루었고 또 주요 관심사였다.

그러나 최근들어 주요사항을 공시하지 않은 분식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증권감독원이 지난 95년 1월부터 96년 10월까지 상장회사와 공개대상회사의
감사보고서를 감리한 결과 지적된 57개중 29개가 주석미기재 또는 계정분류
오류였다.

계열사 등에 대한 지급보증을 주석으로 기재하지 않은 경우가 8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우발채무 5건 대주주 등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사실 4건 등이었다.

또 관계회사에 대한 대여금을 일반 상거래에 의한 받을 어음으로 분류하는
등 계정과목을 실제와 다르게 분류하는 경우도 7건에 달했다.

주요한 사실을 공시하지 않은 방법으로 회사 경영상태를 호도하고 있는
것이다.

불성실한 공시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비칠수도 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회사의 존립에까지 영향을 미쳐 투자자들에게
큰 피해를 준다.

최근 부도를 냈던 악기제조회사인 S사와 지난해 부도를 냈던 시멘트회사인
K사 등은 모두 계열사의 부실 때문에 빚어진 결과였다.

그렇다고 순이익 부풀리기가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는 아니다.

매출과 순이익은 주식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실적수치이다.

기업의 재무 담당자들은 매출과 순이익을 적정한 수준으로 늘리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한다.

증권감독원의 감리에도 이같은 결과가 나타난다.

95년 1월부터 지난 10월까지 감리결과 지적된 57건중 절반인 28건이 순이익
을 부풀린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매출을 과대계상하고 매출원가를 과소계상한 경우가 8건으로
가장 많았고 재고자산 과대계상 7건 감가상각 과소 4건 대손상각 과소
이연자산 과대 각 2건 등의 순이었다.

물론 이익을 줄이기 위해 분식하는 사례도 있다.

그러나 이는 세금을 줄이거나 불황에 대비해서 감가상각기간을 줄이는 등
회계기준을 변경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져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회사 실체에 영향을 주는 손실거래는 주의해야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예를들어 투자유가증권을 계열사에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팔거나 높은
가격에 사는 경우에는 회사에 손실을 가져오게 된다는 설명이다.

< 박주병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