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에 신중을 기했건만 거래위축속에 주가는 급락했다.

새 매매시스템이 가동되고 가격 제한폭이 늘어나면서 정부에서 "잔칫상에
안주" 하나 올려 놓기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의 실망매물도 주가하락을
부채질했다.

일부 M&A 관련주들이 초강세를 보였을뿐 전반적인 약세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종금주와 음료업을 제외하고는 모두 내렸다.

그동안 지수하락을 저지했던 대형우량주들도 큰폭의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신매매시스템이 가동된 첫날인 25일 주식시장은 시간이 갈수록 낙폭이
깊어지는 침통한 장세를 연출했다.

종합주가지수는 14.99 포인트나 흘러 내린 716.45를 기록했다.

지난 11일의 연중 최저치 (729.53)를 뚫고 내려온 것은 물론 3년여전인
93년 10월9일 (712.35)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다.

<> 장중동향

= 새 장이 열리자마자 소폭의 약세로 출발한 시장은 "똑 똑 떨어지는
물이 바위를 뚫듯" 소량의 매물에도 주가는 반등다운 반등 한번 못한채
밀렸다.

시중실세금리가 떨어질줄 모르는데다 금융권 사정설이 꼬리를 물고
이번주 후반으로 예정된 한통주 매각이 시장을 압박하고 있어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됐다.

특히 전장에선 가격제한폭이 늘어난데 따른 영향으로 거래량이
600만주에도 못미쳐 평소보다 절반수준으로 떨어진 양상이었다.

거래량이 부진했던 것은 매물이 많아서라기 보다는 매수세가 워낙
얼어붙은 탓이었다.

호가공백도 극심해 투자자들이 짙은 관망세를 지키고 있음을 엿볼수
있었다.

<> 특징주

= M&A와 관련한 항도 신한종금과 오비맥주 등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초반에 10주의 소량거래로 상한가에 진입했던 삼성전관은 곧이어 매물에
얻어맞아 큰폭으로 내렸다.

삼미특수강이 내림세를 보이긴 했지만 거래량 2위속에 연이틀간의
하한가를 벗어나 눈길을 끌었다.

<> 진단

= 종합지수 720선이 무너지면 700선도 위태하다는 인식이 강했던
720고지가 붕괴돼 투자자들은 더욱 허탈해하고 있다.

자생력을 잃은 시장은 추가적인 안정조치가 없는한 "바닥"을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투자자들도 위험을 회피하는 매매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 호재 악재 >>

<> 주식매매제도 개선 및 가격제한폭 확대 시행
<> 한통주 3,600억원어치 매각예정 (28, 29일)
<> 검찰, 은행장 2,3명 내사설
<> 정부, 연기금 자산운용 자율성 보장방침
<> 재경원, 내달부터 증권사별 신용만기 차등화 (실질적 자유화) 유도
<> 신용투자자 원금 26% 손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