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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증시는 한국증시와 닮은 꼴이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주가도 하락조정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개인과 외국인투자자들이 등을 돌리고 투신 생보 은행 등 기관투자가들은
시장안정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연기금만이 유일한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똑같다.

증권업계도 진입규제 완화 수수료율 자유화 등 자유화에 따른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

탈바꿈이라는 화두가 던져진 셈이다.

일본증시를 통해 우리증시가 나아갈 길에 대한 시사점을 찾아볼수 있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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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개 증권사중 절반이나 3분의 1만 살아남을 것이다"

일본 증권업계의 메카 가부토초에서 최근들어 공공연히 나돌고 있는 말이다.

앞으로 2~3년안에 투자 은행 업무를 할수 있는 상위 몇개사와 수수료율
파괴에 나설수 있는 소형 디스카운터 스토어및 특정지역과 고객에 특화한
몇몇 증권사를 빼놓고는 모두 도산의 회오리에서 벗어나기 힘들 거라는
얘기다.

"노무라 다이와 닛코 야마이치 등 "빅4" 가운데서도 절반이 망할수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 증권업계가 이처럼 위기로까지 몰리고 있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자유화 위기.

그동안 대장성과 업계의 "온실" 속에서 안주했었으나 이제는 세찬 바람이
부는 광야에서 스스로 살아남아야 한다.

자유화중 가장 파괴력이 큰게 위탁수수료율 자유화다.

현재 10억엔 이상 거래만 수수료가 자유화돼 있다.

그러던 것이 앞으로 2~3년안에 10억엔 미만에 대해서도 완전 자유화될
공산이 커져가고 있다.

"증권심의위원회에서 내년 6월까지 결론나기 때문"(오데카와 대장성
증권업무과장)이다.

수수료율이 자유화되면 증권사간 경쟁이 치열해져 수수료율은 하락하고
증권사의 수익감소는 명확관화하다.

특히 수수료 의존율이 높은 중소형 증권사의 "패배"는 피할수 없는 운명이
될 것이다.

가부토쵸를 팽팽한 긴장으로 억누르고 있는 실제적 이유다.

게다가 일본 증권사의 수수료 의존율은 평균 40.2%.

미국(16.6%)보다 2.5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어느 증권사도 수수방관만 할수 없는 노릇이다.

진입장벽 완화도 증권사를 백척간두로 몰고 있다.

93년부터 은행의 증권자회사 설립이 허용됐다.

70개가 넘는 외국증권사 지점도 경쟁을 치열하게 만든다.

"면허만으로 수익이 보장되던 시대는 끝났다.

증권사 프레미엄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정도다"(나이토 나쇼날증권 상무).

또 하나는 신용실추 위기다.

이는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염증을 느끼고 시장을 떠나는데서
비롯된다.

올들어 9월까지 개인들은 2조엔가량을 순매도했다.

투신을 통한 간접투자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

"주식에 손을 댄뒤 500만엔 가량씩 손해를 개인들은 주식소리만 들어도
팔을 내두른다"(원전씨.36).

이런 이유로 증권사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다이이치 코스모 신니혼 도쿄 와코 야마타네 등 중형 증권사들은 96년
사업연도 상반기(96년4월-9월)중 경상이익이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들 증권사들은 4월에만해도 흑자를 나타낼 것이라는 의욕을 보였었다.

빅4중 모증권사는 심각한 경영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소문도 떠돌아 다닌다.

그러나 위기가 있으면 탈출 방안을 찾게 마련이다.

마쓰이증권은 고객의 예탁수수료율을 면제해주고 옵션거래 보증금도
깎아주고 있다.

거래편의를 제공함으로써 많은 고객을 확보하는 박리다매 전략을 통해
다른 증권사들이 적자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가운데서도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고베시에 본사가 있는 히카리증권은 철저한 경쟁원리를 도입한 것으로
유명하다.

영업사원중에서 실적인 좋으면 별도 사무실과 함께 개인비서를 준다.

직급의 고하는 따지지 않는다.

오로지 실적만이 평가될 뿐이다.

다이와증권등은 인터넷을 통한 미니투자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미니투자는 현재 10만건을 넘고 있다.

미니투자는 통상의 거래단위의 10%로 주식할수 있도록 한 것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 다이와는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개설, 전체의 85%를 독차지하고
있다.

업계 1위인 노무라(1만계좌)를 훨씬 앞지른 것은 물론이다.

중소형사들은 앞다퉈 해외지점을 폐쇄하고 있다.

"홍콩사무소를 폐쇄한데 이어 런던 뉴욕등에서의 추가 철수도 검토하고
있다"(하야시 마루소증권 회장).

홍콩의 지점및 사무소가 39개까지 있었으나 지금은 20여개사로 줄어들었을
정도다.

"국제경쟁력이 있는 빅4만 해외진출을 하고 중소형사는 틈새시장만을
담당하는 체제로 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양대위기로 생사의 기로에 선 일본 증권사들.

긴축과 차별화 경영을 통해 생을 도모하고 있다.

살아남기 위한 그들의 몸짓이 5년여에 걸친 지리한 조정을 겪고 있는
가부토초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 홍찬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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