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아시아 주식시장을 떠나고 있다.

한국 일본 태국 싱가포르 필리핀 등 아시아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미국 유럽 라틴아메리카 등 강세장으로 머리를 돌리고 있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지난 29일 무려 101억원어치의 순매도
를 기록했다.

지난주(21~26일)에도 43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한도확대(10월1일)이후 19일까지 순매수규모가 6,490억원에 달했던 것과는
크게 대조적이다.

외국인들은 일본에서도 10월 둘째주에 1개월반만에 순매도로 돌아섰으며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매도우위나 매수자제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최근 주가가 크게 오르고 있는 미국 독일 등 선진국과 브라질 멕시코
등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투자는 크게 늘리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하반기들어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선 홍콩이나 말레이시아만이
외국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외국인들이 아시아 증시를 떠나고 있는 것은 이 지역 증시가 장기 조정
국면을 지속하면서 투자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들은 지난 1~7월중 한국증시에서의 투자수익률이 마이너스 11.4%를
기록한데 이어 태국에서도 17.2%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본(0.7%)과 인도네시아(1.7%)에서의 투자수익률도 미미했다.

지난해에도 한국(12.2%) 태국(6.1%) 일본(3.1%) 등에서 손실을 입었었다.

반면 같은 기간 브라질에서의 투자수익률이 34.8%를 나타낸 것을 비롯
멕시코(10.3%) 대만(17.6%) 말레이시아(9.3%) 미국(8.1%) 독일(7.0%)에서도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남문희 대우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아시아지역 증시는 여전히 조정국면
을 보이고 있는 반면 미국 유럽 라틴아메리카 등의 증시는 활황을 보이고
있어 외국인들의 아시아 이탈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홍찬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