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결산사들이 지난 6개월동안의 영업성적을 담은 반기결산보고서를
발표했다.

16일부터 일반에 공시되는 이들 결산보고서는 6월말 현재의 재무상태를
나타내는 대차대조표와 6개월동안의 영업실적을 나타내는 반기손익계산서를
담고 있다.

앞으로 증권, 투신등 기관들과 일반투자자들은 이들 반기사업보고서를
투자자료로 활용하게 된다.

매출이 얼마나 늘었는지 또는 순이익이 무엇 때문에 줄어들었는지를 이들
사업보고서를 통해 파악하게 된다.

이들 반기실적은 매년 공시되지만 해당회사 주주와 채권자등에게는 매우
주요한 자료이다.

영업성적이 호전되고 있는지 악화되고 있는지 또는 회사의 자금사정은
좋은지 부도발생위험은 없는지 등을 이 자료를 통해 알수 있다.

물론 건성건성으로 보아서는 파악하기 힘들다.

경영자 입장에서는 실적을 대체로 양호하게 표시하려고 한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이익이 너무 많아 세금을 줄이기 위해 이익을 줄이려고
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회사들은 이익이 꾸준하게 증가하는 것을 원하고
있다.

이에따라 투자자입장에서는 회사의 보고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되며 이면에 숨겨진 뜻을 읽어야 한다고 송준호공인회계사(선경증권)는
말한다.

기업은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 활동성 4가지 측면에서 평가돼야 하나 간과
하기 위운 10가지를 소개한다.

<> 순이익보다 경상이익증가율에 관심을 가져라.

기업의 이익은 4가지로 구분표시하고 있다.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뺀 매출총이익 여기서 판매관리비를 공제한 영업
이익 그리고 다시 지급이자 수입이자등 영업외손익을 빼거나 보탠 경상이익
이 있다.

마지막으로 특별손익을 빼고 더한 당기순이익등이 표시된다.

4가지 이익은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음은 물론이다.

매출총익익이 똑같이 많더라도 인건비를 절감하지 못하면 일반관리비가
많아 영업이익이 적어진다.

또 부채가 많은 회사는 영업이익을 많이 내더라도 지급이자가 많아 경상
이익이 적게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당기순이익은 경상이익과 비슷한 경우가 대부분인데 화재가
나거나 공장부지를 매각해서 특별손익이 발생했을 경우등에 차이가 나게
된다.(국내 제조업의 95년도 표준 손익계산서 참조)

따라서 일상적인 경영활동에서 얻는 이익은 경상이익이라고 할수 있고
경상이익이 증가하는 추세여야 성장하는 회사라고 할수 있다.

특히 경상이익은 적자인데 순이익은 흑자인 회사는 적자를 메우기 위해
특별이익을 낸 경우가 많으므로 특별이익의 배경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 총자본경상이익률에 관심을 가져라.

경상이익증가율이 높다고 모두 좋은 것은 아니다.

이는 성장성만을 보는 것으로 수익성을 간과하는 것이다.

기업의 수익성을 보기 위해서는 총자본경상이익율을 확인해야 한다.

이는 총자본에서 경상이익이 차지하는 비율로 매출액경상이익율이 높거나
총자본회전율이 높아야 한다.

다시말해 이윤을 많이 남기거나 이윤을 적게 남기더라도 많이 팔아 매출
절대액이 커야 한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제조업은 매출액경상이익율이 높은 반면 총자본회전율은 낮고
도소매업은 매출액경상이익율이 낮은 반면 총자본회전율이 높은 경향이있다.

또 총자본경상이익율이 높으면 주당순이익(EPS)도 높은데 일반적이므로
총자본경상이익율 대신 주당순이익을 참고할수도 있다.

<>매출액경상이익률

총자본경상이익율이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주요한 지표이나
손익계산서에서 바로 계상하지 못하는 약점이 있다.

따라서 손익계산서에서 간편하게 수익성을 알아보는 방법으로 매출액경상
이익률이 많이 사용된다.

한국은행은 매년 8월초에 기업경영분석이라는 조사자료를 통해 업종별
안정성 수익성 생산성을 표시하고 있는데 이를 참고로 하면 관심기업의
수익성이 높은지 낮은지를 평가할수 있다.

지난 95년도에 우리나라 제조업의 평균 매출액경상이익률은 3.6%로 전년도
(2.7%)보다 0.9%포인트 높아졌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업종의 호황으로 영상음향장비업이 11.3%로 가장 높고
1차금속(4.5%) 화학제품(4.3%) 사무기기(3.7%) 펄프종이(3.6%) 기계장비
(3.5%)등의 순이다.

반면 적자를 낸 섬유와 음식료는 마이너스 0.3% 마이너스 0.1%. 건설업과
도소매업은 업종특성상 제조업평균보다 크게 낮은 1.1%, 0.7%의 매출액경상
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매출액경상이익률은 우리보다 높은 10%.4%선으로 알려지고
있다.

매출액 경상이익률이 높은 회사는 인건비 금융비등 고정비가 적고 제품이
비교우위가 있어 가격경쟁이 벌어지더라도 가격을 낮추지 않는 특성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의 매출액경상이익률이 18.7%에 달했고 통신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한국이동통신의 매출액경상이익률이 13.5%인 점에서 이를 읽을수 있다.

매출액 경상이익율이 낮아지는 회사는 덤핑을 하거나 외형증가에 급급한
나머지 종속회사 또는 관련회사에 장부상으로만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 흑자전환사라고 무조건 좋은 회사라고 보면 곤란.

흑자전환회사는 실적이 호전되므로 투자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흑자전환회사라도 흑자금액이 아주 적은 회사는 조심해야 한다.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적자를 면하려고 갖은 수단을 동원해서 실적을 분식
한다.

감가상각비계상방법을 변경하거나 비용으로 처리해야할 연구개발비를
자산으로 처리 장래의 비용으로 계상해 적자를 흑자로 둔갑시킨다.

특히 특별이익을 내서 경상이익적자를 순이익흑자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최근 2-3년간 섬유업체들 중에서는 도심지에 있는 공장부지를 매각하거나
아파트단지로 개발해 적자를 보전한 경우가 많았다.

<> 특별이익의 숨겨진 뜻을 읽어라.

일상적인 경영활동이 아닌 분야에서 낸 손익을 특별손익이라고 한다.

최근 가장 많은 것은 부동산매각이익이다.

특히 섬유업체들이 도심의 부동산을 매각해 엄청난 특별이익을 남겨 적자를
모면하고 있다.

그러나 특별이익은 말그대로 일시적인 특별한 이익이므로 회사가 정상적
으로 벌어들인 이익이 아니다 따라서 특별이익으로 적자를 모면한 회사들은
앞으로 다시 적자를 낼 가능성이 높아 호재로 받아들이지 않은게 좋다.

<> 현금흐름을 점검하라.

도산은 결국 현금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부동산을 많이 가지고 있더라도 현금화 할 수 없으면 부도를 내게 된다.

부도발생가능성을 점쳐보기 위해 현금흐름을 따져 보아야 한다.

현금흐름은 당기순이익에 현금이 동반되지 않은 비용과 수익을 더하고 빼야
하는데 영업활동에서 현금이 동반되지 않은 비용으로서는 감가상각비가
대표적.

간단한 방법으로 당기순이익에 감가상각비를 더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감가상각비가 많아 순이익이 크게 줄어들었으면 현금흐름은 양호
하다고 볼수 있다.

당기순손실을 입은 회사의 경우 손실액에 감가상각비를 더해도 양의 숫자가
나오지 않으면 1년동안 영업활동에서 현금이 유출된 것으로 빚이 늘었다고
볼수 있다.

<> 시설투자가 많지 않나.

부도를 내는 회사중에는 시설투자를 지나치게 많이 한 회사가 많다.

자금이 시설투자에 많이 들어가다보니 자금회수가 되지 않아서 흑자도산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시설투자를 많이 해서 자산이 급증하고 있는 회사는 매출이 늘어나는지를
우선 확인해야 한다.

제조업과 건설업의 경우 총자산과 매출액간의 관계(총자산회전율)는 1대 1
정도(100%)면 보통이다.

즉 자산이 1천억원인 회사는 1천억원의 매출을 올려야 한다는 뜻이다.

도소매업 1대 2.6(260%)로 나타나고 있다.

다음에 시설투자 즉 고정자산금액이 고정부채 또는 자기자본으로 충당
됐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그래야만 자금난에 쪼달리지 않는다.

고정자산이 100억원인데 고정부채 또는 자기자본이 50억원에 불과하다면
이 회사는 단기부채를 갚는데 급급하다.

최근 모든 경기가 하강하고 있어 특히 시설투자가 많은 기업들에 대해서는
자금을 어떻게 조달했는지를 관찰해야 한다.

<> 이연자산은 적정한가.

연구개발비처럼 지출에 대한 효과가 향후 몇 년간에 걸쳐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몇 년간에 걸쳐 비용으로 처리하기 위해 만든 계정이
이연자산이다.

회계기준은 수익발생이 불확실할 경우가 많은데다 이익과대 계상을 막기
위해 가능하면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이연자산이 많은 회사일수록 비용이 적게 계상돼 순이익이 과대
표시됐을 가능성이 높다.

감가상각비의 상각방법변경과 함께 이연자산은 순이익을 조작하는데 많이
사용되는 항목이다.

<> 관계회사와의 거래를 주목하라.

기업은 관계회사와 거래를 많이 한다.

원료나 중간제품을 사들이거나 팔게 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본사의 손실이 자회사로 이전되거나 가공이익을 내는
경우가 간혹 있다.

지난 6월말께 거평은 대한중석주식을 매각해 특별이익을 냈는데 매수처가
계열사로 알려져 적자를 메우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었다.

지난 80년대 후반 상장하자 마자 부도를 낸 S제지는 해외법인에 대한
매출로 가공의 이익을 내 부도직전까지 흑자를 표시한 경우도 있었다.

<> 자산재평가는 언제했나.

자산재평가는 자본잠식을 면하기 위해 많이 이용되고 있다.

순자산이 똑같은 회사라도 최근에 자산을 재평가한 회사는 재평가를 하지
않은 회사보다 자산이 그만큼 높게 평가됐다고 보아야 한다.

자산재평가로 주당순자산이 높아지는게 사실이지만 자산재평가를 하는
회사는 누적적자를 보전하기 위한 경우가 많다.

이밖에 기업의 안정성을 알기 위해서는 부채비율(부채를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 유동비율(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비율) 자기자본비율
(총자본중에서 자기자본이 차지하는 비율)등을 살펴볼수 있다.

지난해말 현재 국내 제조업의 평균 부채비율은 286%(74를 26으로 나눔)
이다.

<박주병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