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2 증권제도 개선방안과 관련 증권업계는 민간자율과 시장기능 중시에
대해선 "갈길을 제대로 가는 것"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그로인한 업체간 경쟁은 한층 뜨거워 질 것"이라며 회사마다 이해득실을
따지고 대응 전략을 찾느라 벌써부터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객장 투자자들은 기대했던 증시부양책이 나오지 않자 이틀째
실망매물을 쏟아내는 등 기관들과는 대조적인 반응을 보였다.

<>.증권회사들은 2부종목에 대한 신용거래 허용과 가격제한폭 확대조치가
주식거래량 증가와 함께 수수료 수입을 늘리게 될 것이라며 7.12제도개선을
긍정적으로 평가.

신용거래 확대는 주식 가수요를 늘리게 되고 가격제한폭 확대는 시세
반영도를 빨라지게 해 주식 회전율을 높이게 될 것이라는게 이들의 계산.

그러나 위탁매매 수수료가 자율화되면 약정고를 올리기 위한 증권사들간
머리싸움은 수수료 인하 경쟁으로 번지게 돼 단기적으로는 수수료수입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비관론도 대두.

또 2부종목 신용거래 확대에 대해 증권사의 대우증권의 한 관계자는
"1부종목 가운데서도 부도가 나고 투자손실로 깡통계좌가 속출하는 판에
2부종목까지 확대되면 제2의 깡통사태를 예상하지 않을 수 없다"며
부정적인 반응.

<>.기업공개 요건을 강화한데 대해선 "우량주 중심의 주식상장 제도는
시장의 질을 한차원 높이게 될 것"이라며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으나 좁아진 관문은 또다른 부작용을 만들수 있다고 우려하는 모습.

이와관련, 대형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주식이 상장되자마자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시장조성에 나서야 하는 현실은 분명 모순"이라며 공개요건 강화를
환영.

이 관계자는 그러나 "공개요건에 미치지 못하는 기업으로부터는 주식
상장은 부자클럽으로 비쳐질 수 있고 결과적으로 상장 프리미엄이 높아지게
되는 만큼 상장을 향한 편법과 지름길을 찾는 노력은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이 대목에 대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

<>.민간 자율원칙이 강조되자 가장 바빠진 부서는 증권사 기획실.

수수료 자율화와 함께 총액인수제도의 활성화등으로 증권사별 우열은 한층
분명해 질 것으로 예상되자 증권사 기획실 관계자들은 벌써부터 경쟁사의
전략을 탐문하는가 하면 새로운 환경에 대한 대응 전략 마련에 부심.

한 증권사 관계자는 "수수료 수입에 의존했던 지금까지의 경영전략을
전면적으로 수정, 인수업무와 상품운용쪽에 경영초점을 맞추는 일이
불가피해졌다"이라며 증권가 신경영 바람이 불어닥칠 것으로 예상.

<>.공모주 청약예금의 단계적 폐지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이 증권금융.

5월말 현재 증권금융에 예치된 예금 잔액이 2조7,000억원이나 이것이
빠져 나갈 경우 증금은 회사 존립마자 위협받게 되는 되고 이 때문에
증금 직원들은 상당히 동요하는 모습.

이와관련, 김정의상무는 "공모주 청약예금이 증금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어서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에 "신상품 개발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며 "한 예로 실권주 청약예치금 제도 같은 것을
만들어 금리는 정기예금 수준을 보장하면서 실권주 청약 서비스를 해주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

<>.투자신탁회사 등 기관투자자들은 이번 신증권정책의 취지는 동감하지만
주가에는 "단기악재" "중장기호재"로 평가하는 분위기.

또 제도개선측면에서도 고가주의 액면분할과 우선주등에 대한 언급이 없어
기대에 못미친다는 반응.

한국투신 박정인 운용담당이사는 "공개기업의 주식을 증권사가 일괄
인수해서 파는 것은 투신사로선 공개물량 확보면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
이라며 "그러나 액면분할과 싯가배당등을 위한 제도가 빠졌다"고 지적.

대한투신의 조봉삼상무는 "주가측면에서 2부종목 신용허용 등은 이미
시장에 반영돼 제도개선의 효과는 서서히 장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

< 허정구.최명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