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당국이 공개요건을 대폭 강화함에 따라 연내에 약 20여개사가 상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을 공개하기위해 감사인 지정을 신청한 회사가 지난달말 현재 159개사
라는 점을 감안하면 공개 문턱이 그만큼 높아진 셈이다.

새 기준에따라 공개 가능한 회사는 상대적으로 자산가치가 우량한 회사
여야 한다.

탈락한 회사들의 상당수가 주당순자산이 1만5천원인 자산가치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건설회사와 상호신용금고등은 자본금이 많아 자기자본순이익율 기준에
대부분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상장을 주선하고 있는 증권계 인수부서 담당자들은 성장성이
높은 기업들을 상장시키기 위해 자산가치기준을 낮추고 수익가치기준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업종별 특성을 감안해 건설회사의 공개요건을 따로 정하는등 공개요건을
업종별로 차등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화된 요건을 충족하는 회사는 동서증권이 주간사를 맡고 있는 곳이
많았다.

복사기 업체인 신도리코 도시가스 업체인 극동도시가스 미원그룹 계열사인
세원화성(구네쇼날합성) 마산의 한국제강 관련사인 한국주강 강남화성등이
강화된 요건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동원증권이 주간사를 맡는 회사중에도 제지업체인 삼보판지공업와 퍼시스
(구 한샘퍼시스) 동서가구등 3개사가 요건을 갖추었다.

또 세원중공업도 3년간 자기자본수익율합계가 42%로 강화된 50%에
8%포인트 모자라나 올해 순이익을 낼 것으로 보여 내년에는 공개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증권이 주간사를 맡는 회사중에는 마산의 무학주정과 통신부품제조업체
인 서울의 콤텍시스템이 강화된 요건을 갖추었다.

최근 3년간 자기자본 수익율이 44%인 SKC도 올해 순이익을 많이 낼 것으로
보여 내년에는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우증권은 7개사를 연내 공개할 계획이나 주로 자산가치기준에 미달됐다고
밝혔다.

현대증권이 주간사를 맡고있는 회사중에서는 경기도 안산의 자동차부품업체
인 성진기공 LG그룹 계열인 LG정유가 요건을 갖추고 있다.

선경증권에는 삼성엔지니어링이 요건을 갖추었고 LG증권에는 현대전자가
요건을 갖추어 공개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감독원 김재창 기업등록국장은 "기업공개를 희망하고 있는 회사중에서
20여개사가 새로운 공개요건을 갖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이들이
상장할 주식을 현재의 할인방식을 기준으로 할때 5천억원정도로 추정했다.

증권사들은 그러나 이번에 마련된 공개요건이 산업별 특성을 감안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건설회사와 상호신용금고등 금융기관들은 자본금이 많아 자기자본이익률을
충족시키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자산가치기준을 1만5천원으로 높인 탓에 성장성이 높은 회사의 공개
기회를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산가치 1만5천원은 내부유보율이 2백%이상이어야 하는 것으로 최근
신설되고 있는 통신 첨단의료장비등 고부가가치업체들이 단기간에 충족
시키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한편 강화된 증자요건에 따라 10대그룹중에서는 삼성그룹이 가장 많은
7천7백13억원까지 증자할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은 전년도말 시가총액이 19조 2천8백30억원으로 4%인 7천7백13억원
까지 증자할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LG그룹은 2천9백71억원, 현대그룹은 2천8백38억원까지 증자할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 박주병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