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주식시장은 종합주가지수 900~940대의 박스권에서 기간조정 양상을
나타낼 것으로 대부분의 증권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우려의 배경은 무엇보다도 증시 내.외부의 여건이 이달초에 비해
악화됐다는 점에 있다.

국제 시세가 급락중인 반도체를 포함한 철강 자동차등 주력 상품의 수출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신용융자 잔고는 2조 6,000억원대에서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고객예탁금
마저 3조원대 붕괴이후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시중금리를 대표하는 회사채수익률도 다시 11%대로 상승, 금융장세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한마디로 증시의 양축인 경기와 수급에서 단기적으로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게다가 6월중 주식공급 물량이 올들어 월중 최대치인 5,454억원에
달하는데다 이달들어 급증했던 신용물량도 주가반등국면마다 매물로 쏟아져
나올 수 있다.

그렇지만 단기급락으로 바닥권에 접근했다는 인식과 오는 6월 1일 월드컵
개최지 선정을 앞둔 기대감으로 지난주와 유사한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는데 상당수 증권전문가들은 동의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주중 공모주 청약및 실권주 공모 영향으로 급감했던 고객
예탁금도 이번주부터는 감소세가 다소 진정되며 6월중 회사채 발행액도
지난해 7월이후 최저수준으로 줄어든만큼 기관투자가의 자금압박이 해소
되고 회사채수익률의 반등세도 멈출 것이라는 기대감도 한몫을 하고 있다.

이에따라 "현재의 경제지표가 안좋게 보인다고 해서, 경기에 선행하는
특성을 갖고 있는 주가의 대세를 두고 갑자기 비관론에 빠질 이유는 없다"
(유남길 현대증권리서치센터차장)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외국인한도 확대이후 주간단위로 순매수기조를 지켜
왔다가 지난주중 처음으로 순매도로 돌아선 외국인투자자들이 이번주에도
매도우위를 이어갈 경우 900선마저 위협받는 사태도 발생할 것으로 우려
된다.

<> 투자전략

=동서경제연구소는 증시의 기본여건이 악화되고 있는만큼 보수적인
투자자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기본적 가치와 재료가 뒷받침되는 종목에
한해 선별투자할 것을 권고했다.

동원증권은 "낙폭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저점매수를 노리는 것은 다소
무모해 보인다"며 "정보통신주 M&A관련주 자산가치우량주 등 핵심테마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밝혔다.

산업증권은 추격매도를 자제하되 시장주도종목이외에는 반등시점을 노려
보유물량을 줄이는 전략을 제시했다.

< 최승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