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수급불안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되는
모습이다.

때마침 금융기관들의 증자공시가 봇물터지듯 쏟아졌다.

증자러시가 이뤄지면서 하반기 증시공급부담에 대한 우려도 크게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증시수급정책이 주식시장을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는
투자자들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주식공급물량은 이미 납입이 완료된
1조4,000억원을 포함해 모두 10조원이 넘어설것으로 예상된다.

3.4분기와 4.4분기 공급물량이 각각 2조5,000억원과 1조3,500억원으로
잡혀있다.

게다가 이들 물량에 잡혀있지 않는 증안기금해체에 따른 매각예상물량
1조원, 동남 동화 대동은행 직상장물량 8,000억원등을 포함하면 모두
10조1,000억원수준이다.

미국과 영국 일본의 예를 보더라도 주식의 적정공급물량은 GNP의 1.3%
수준이다.

10조원이 넘는 주식공급물량은 올해 우리나라의 예상GNP 338조원의 1.3%
수준인 4조3,000억원의 두배가 훨씬 넘는 수치다.

총선전엔 기관순매수를 지시하며 증안기금의 우회적인 개입까지 몰고 갔던
증권당국이 이번에는 물량공세를 퍼부으며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가하락이 재정경제원의 3.4분기 주식공급물량발표
이후부터 확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D증권 S지점에 거래하는 일반투자가 L모씨(35.회사원)는 "정부의 잘못된
수급정책에 의해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며 "증권정책당국을 주가조작이라는
죄목으로 소송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증권전문가들도 주가가 오르기만 하면 공급물량을 확대하는 정부의 정책은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고 있다.

증안기금이 해체돼 정부의 직접적인 증시개입은 없어졌지만 비정상적인
수급정책을 통해 주가를 왜곡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주식시장이 올바르게 발전하려면 수요기반이 확충되는 만큼 적정수준의
물량을 공급해야한다는 지적이다.

S증권의 한관계자는 "주식공급물량이 10조원이 넘기는 지난 89년이후 처음"
이라며 "경기하강국면에서 정부가 주식공급물량을 과다하게 늘리는 것은
이해가 안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 최명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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