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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지수선물시장이 3일 문을 연다.

한국증시에도 파생금융상품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것이다.

마지막 시험무대인 3단계 시험시장도 지난 27일자로 무사히 마쳤다.

그러나 증권계 일각에서는 유동성이 부족하지 않겠느냐 하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주가지수선물시장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본사 박영균 증권부장의 사회로
증권거래소 홍인기이사장 삼성증권 임동승사장 조세연구원 최흥식연구위원을
초청, 지난달 30일 증권거래소 신관 회의실에서 좌담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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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지수선물시장이 개설됩니다.

증권거래소와 업계에서 나름대로 많이 준비해 왔습니다만 일반투자자들
에겐 아직 생소한게 사실입니다.

먼저 이번 주가지수선물시장 개설이 어떤 의미를 갖는다고 보시는지요.

<> 홍인기 증권거래소이사장 =우선 이번 주가지수선물시장의 개설로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급변하는 시장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할수 있게 됐다고
봅니다.

특히 주식시장이 개방된후 국제적인 환경 여건이 달라져 시장의 불안정성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외국의 금융기관들이 파생금융시장을 이용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있는
점에서는 국내 금융기관들이 국제무대에서 경쟁할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고
보여집니다.

이번 주가지수선물시장의 개설에 이어 주가지수옵션시장이 내년에 열리고
채권선물 상품선물등도 개설될 예정입니다.

이제 우리나라에도 파생상품시대로 접어들게 되는 것이지요.

참고로 이번에 우리나라가 주가지수선물시장을 개설하면 주가지수선물
시장을 개설한 국가는 모두 26개국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이들 국가중에는 우리나라보다 후발인 나라도 있으나 우리에게는 문자
그대로 선진 대열에 들어간다는 의미가 있다고 할수 있습니다.

<> 임동승 삼성증권 사장 =두가지 측면에서 의미를 찾을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는 실물주식 투자에 따른 위험을 관리할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새로운 투자기회가 생긴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투자기법이 발달한 외국증권사등과 경쟁을 해야하는 상황입니다.

국내기관들이 불리할거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업계의 준비 상황은 어떻습니까.

<> 임사장 = 한마디로 거의 완벽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35개사중 선물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15개사정도는 길게는 3~4년
그리고 보통 2~3년간 시장개설에 대비해 준비해왔지요.

그동안 전담팀을 만들어 인력을 양성하고 전산시스템을 구축해왔습니다.

증권사를 제외한 은행 투신 보험등 다른 기관투자가들도 완벽하게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선물이 일반투자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느낌이 드는게 사실입니다.

주가지수선물시장의 개설이 일반투자자들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다고
봅니까.

<> 최흥식 조세연구원 연구위원 =위험을 관리할수 있는 수단이 생겼다는
점에서 일반투자자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봅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일반투자자들은 주가가 오르면 웃고 떨어지면 울고
했는데 이제는 떨어져도 관리할수 있기 때문에 괜찮다는 분위기가 생길
것입니다.

수익률과 위험간의 상관관계를 인식하고 위험을 관리할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겼다고 봅니다.

-위험을 관리할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이용 기회는 기관들에 많이 돌아갈 것으로 보입니다.

기관들이 어느정도 이용할 것으로 보십니까.

<> 임사장 =주가지수선물시장에는 참여동기에 따라 세가지 거래가 있지요.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헤지거래와 투자이익을 노리는 스페큘레이션거래,
즉 투기거래라고 하지요.

그리고 이론가격과의 차이를 노리는 차익거래가 있는데 이론상으로는
헤지거래가 가장 많고 그다음 투기거래 차익거래순으로 많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그러나 초기에는 거래량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여 헤지거래보다는
투기거래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 홍이사장 =외국에서도 자산운용의 수단(투기거래)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지요.

선물은 증거금이 현물보다 훨씬 적어 소위 말하는 레버리지효과가 아주
큰 특징이 있습니다.

현물시장에서는 40%의 증거금을 내야 주문을 할수 있지만 선물시장에서는
15%의 증거금만 내면 되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자금의 7~8배에 해당하는
규모로 거래할수 있지요.

그래서 헤지보다는 자산운용의 수단으로서 주가지수선물이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 최위원 =그렇습니다.

주가지수선물시장이 개설된 이상 기관들은 위험을 관리하지 않은
주식투자는 하지 않을 것입니다.

필연적으로 기관투자가들이 선물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지만 초기에는 유동성이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가 업계쪽에서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 최위원 =주가지수선물시장은 기본적으로 기관투자가들의 시장입니다.

우리나라 상황을 보면 기관들의 규모가 크지 않고 거래조건등을 보수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약간은 유동성이 떨어질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렇지만 두가지 측면에서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시장을 주도하게 될 증권사들이 유동성이 부족할 것이라고 말하기
전에 자발적으로 유동성을 일으킬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고 또 그렇게 할
것으로 봅니다.

외국에서는 증권회사에 시장조성을 강요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약에 유동성이 부족할 경우에는 차츰 거래조건을 완화하는게 좋습니다.

처음부터 거래가 너무 많이 일어나는 것도 좋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 홍이사장 =안정성과 유동성을 조화시키려고 했습니다만 초기단계라
안정성에 비중을 두었다고 할수 있습니다.

증거금률을 높게 하고 최소거래단위를 만들고 외국인들에게 한도를 두고,
시장이 과열될 때 거래를 중단시키는 것등이 그러한 것들이지요.

거래소는 두번의 시험시장을 열고 증권사로부터 의견을 들어 이러한 제도를
만들었습니다만 시장개설후 성과를 보아가며 필요하면 조건을 다소 완화할
생각입니다.

-지난해초 베어링사의 파산으로 위험관리가 매우 주요한 과제로 떠 오르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위험관리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습니까.

<> 임사장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내부규정을 만들어
놓고 있습니다.

삼성증권의 경우 딜러들에게 20억원에서 100억원의 투자한도를 정해 놓고
있습니다.

또 하루 한도액의 3% 손해가 나거나 1주일에 9%의 손해가 나면 반대매매를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운영과 관리를 분리해 놓고 있고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거래
결과를 항상 볼수 있도록 하고 있지요.

<> 최위원 =외국에서는 "no limit, no trading"(한도없이 거래는 없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도설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관리부서와 운영부서는 철저하게 분리돼야 합니다.

운영부서는 독립적이고 아웃사이더인 위치에서 최고경영자에게 바로 연결
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최고 경영자도 선물에 대해 나름대로 식견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 홍이사장 =세계적으로는 결제불이행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결제불이행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규정과 회계제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현물시장과 연계해서 관리하는 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80년대 후반 선물시장을 개설한후 국부유출이 문제된 적이
있습니다.

우리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지 않습니까.

<> 최위원 =국내외 금리차가 있으므로 어느 정도의 부의 유출은 불가피
합니다.

그러나 투자한도가 있어 그렇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리고 거래상의 기술측면에서 볼수 있는데 주가지수선물은 가장 간단한
파생금융상품이어서 국내 기관이나 외국기관간의 실력차는 거의 없을 것으로
봅니다.

국부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국내외 투자가간에 차이가 없어야 합니다.

당시 일본 정부는 일본의 기관들에게 주식을 팔지 못하도록 했는데 이 결과
일본의 기관들은 현물대신 선물을 팔았고 외국인들이 선물을 싼 가격에
매입하게 됐지요.

<> 홍이사장 =일본의 국부유출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았습니다만 일본의
경우 주가지수선물시장 때문이라기보다 버블 경제의 후유증으로 국부가
유출됐다고 보아야 합니다.

또 당시 일본에서는 미국에서 금융공학을 공부한 사람들이 별로
없었습니다만 현재 우리나라에는 미국에 가서 선물분야를 공부하고 돌아온
사람들이 많습니다.

맨파워가 당시 일본과는 다르다고 봅니다

-선물시장의 개방은 채권시장의 개방과 같은 효과를 가져온다고 합니다.

국내외 금리차로 인한 손실액은 어느정도로 볼수 있겠습니까.

<> 최위원 =정확히 계산해 보지는 않았습니다만 최근 3개월평균 미결제
약정의 15%이내에서 외국인들이 선물을 매입할수 있으므로 별로 크지 않다고
봅니다.

<> 임사장 =리보금리가 5.5%에서 6%정도이고 국내 금리가 10.5~11%선이기
때문에 5%정도 만큼 외국 투자자들이 유리하게 되지요.

국내 금리를 더 낮추도록 유도해야합니다.

-그동안 선물 시장 개설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습니다만 아직 완전하다고는
할수 없을 것 같습니다.

주가지수선물시장이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 개선해 나가야할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지요.

<> 최위원 =유동성 측면에선 안정성을 너무 강조하다보니 다소 개선돼야할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우선 이득이 났을 경우에는 평가이익을 꺼내갈수 있어야 합니다.

손실이 났을 경우에는 부족한 부분만큼 증거금을 보완토록 하면서
평가이익이 있을 경우에는 이익분을 인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선물
거래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수 있습니다.

거래비용도 선물이 현물보다 높은데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야 합니다.

감독제도도 미흡한 점이 있습니다.

자율을 강조한 나머지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정하지도 않았습니다.

특히 고객예탁재산을 분리하지 않고 있는 것은 문제입니다.

위탁매매와 자기매매를 같이 하도록 하고있어 증권사가 고객의 돈으로
자기매매를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굉장히 위험한 일이지요.

증권회사 내부에서 금융부서와 운영부서가 분리되듯이 위탁매매와 자기
매매를 철저하게 분리해야 합니다.

<> 임사장 =많은 준비를 했습니다만 너무 규제 중심이라는 인상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안정성에 비중을 두다보니 유동성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증권사들에게 선물투자한도를 자기자본의 20%로 제한하고 있고 또 증자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삼성증권의 경우 250억원정도 이내에서 투자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증자를 허용하든지 선물투자한도를 더 높이든지 해야합니다.

< 정리=박주병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