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면 12월 결산법인들의 정기주주총회가 한창 열린다.

주주총회장이 밀집된 지역에서는 선물꾸러미를 든 주주들의 행렬이 길게
늘어지는 진풍경이 연출되곤 한다.

그러나 선물은 즐거움의 상징인데도 올해는 주고 받는 사람들의 표정이
밝기보다는 어두운 모습이다.

주주들은 지난해보다 훨씬 가벼워진 작은 선물꾸러미를 들고 자신들이
주인공이 되어야 할 주주총회를 외면한채, 한숨자락만 남기고 무거운 걸음
으로 사라지고 있다.

텅 빈 주총장에는 주주가 아닌 안타까움만으로 가득차 있다.

내년에는 제발 무거운 선물을 들고도 가벼운 발길이 되길 기대해 본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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