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가 외국인에게 개방된지도 만4년이 지났다.

92년1월이후 4년동안 외국인투자는 한국증시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외국인자금의 유입은 매수기반으로 이어져 한국증시의 에너지확충에 도움이
됐다.

반면 이들의 자금회수는 증시침체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외국인의 저PER(주가수익비율)주 선호는 국내증시에서 PER의 의미를 새롭게
되새기게 했다.

이제 한국증시와 외국인투자를 떼놓는게 이상할 정도다.

더욱이 앞으로 외국인의 투자한도가 현재 15%에서 18~20%정도로 확대될
예정이어서 외국인투자는 국내 증시에 더욱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 확실
하다.

한국증시가 외국인투자와 얼마나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가는 통계에서
입증된다.

우선 개방이후 작년말 현재 외국인의 주식총매수규모는 22조4,415억원에
달한다.

주식수로는 12억8,770만주이다.

연도별 매수규모는 개방원년인 92년 1억2,920만주(2조3,857억원) 93년
3억8,930만주(6조4,195억원) 94년 3억3,530만주(6조1,193억원) 95년 4억
3,390만주(7조5,386억원) 등이었다.

94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큰폭으로 증가한 셈이다.

매도규모도 많았다.

작년말까지 외국인들은 총 8억3,410만주(14조3,122억원)를 팔았다.

연도별로는 92년 5,220만주(8,774억원) 93년 1억2,540만주(2조892억원)
94년 2억8,520만주(5조1,724억원) 95년 3억7,130만주(6조1,774억원)였다.

매도 역시 매년 늘렸음을 알 수 있다.

시장에 적극 참여해 교체매매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매수우위를 보여 순매수규모는 총 4억5,360만주
8조1,293억원에 달하고 있다.

외국인의 거래비중도 92년 1.8% 93년 2.5% 94년 2.5% 95년 4.8%로 점차
증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이같은 거래비중증가는 92년 10%였던 외국인투자한도가 94년 12월 12%,
95년 7월 15%로 확대된데 기인한다.

외국인들이 국내증시에 활발히 참여했지만 외국인투자한도확대 자체가
국내 증시에 미친 영향은 다소 제한적이었다는게 증권전문가들의 진단이다.

94년 11월 1차한도확대 당시 주가는 3개월전부터 실시일까지 국내 기관
투자가들의 선취매로 17% 상승했다.

그러나 확대후에는 반대로 3개월간 16% 하락했다.

지난해 7월 한도확대때에도 실시후 15일간 8% 상승한 후 2개월간 5% 하락,
한도확대가 증시기조에 큰 변화를 가져 오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에대해 한도확대폭이 소폭에 그쳐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수
기반이 제공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결국 소폭확대는 효과면에서 제한적이고 일시적일 수 밖에 없다는 한계에
부닥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외국인의 한국증시투자는 세계각국의 금리사정 등 여건에 따라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령 1차한도확대(94년12월1일) 직전인 11월 14일 미국이 금리를 사상
최대폭(0.75%)으로 올리면서 외국인자금이 미국채권시장으로 빠져 나가
국내 주가하락의 원인이 됐다.

지난해 7월1일 2차한도확대때는 반대로 미국이 금리인하를 단행, 자금유입
을 촉진시켰다.

미국금리동향에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투자는 한국투자자들에게 선진투자기법을 전수했다.

개방초기에 외국인들은 기업의 내재가치를 중시했다.

PER와 성장성 등을 최우선으로 고려, 투자종목을 선정하는 기법은 저PER주
바람을 몰고 왔다.

이에따라 우량주들은 계속 오르고 비우량주들은 하락하는 주가차별화 현상
이 나타나기도 했다.

"외국인투자확대가 매수기반을 크게 늘리는데 일조할 것이 확실하다.
또 선진국에서 금리인하등으로 채권투자매력을 잃은 외국인투자자들의 자금
이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은 한국증시와 외국인
투자가 한 방정식속에서 움직이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 고기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