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폭락사태가 이어지면서 주식시장이 위기국면을 맞고 있다.

개인이든 기관이든 주식투자자들사이에 수급불균형 경기후퇴 정국불안등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증시내외의 갖가지 악재로 인해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조차 한치앞을 내다보기를 꺼릴 정도로 주식시장 전체가
심리적인 공황상태로 빨려 들어가는 모습이다.

주식시장은 지난주 들어 일주일내내 종합주가지수가 78.4 8포인트,8.15
%나 주저앉았다.

기술적 반등이 기대되던 16일에도 종합주가지수는 884.3 9를 기록하며
전장뿐인데도 15.1 6포인트나 하락했다.

심리적인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종합주가지수 900선이 붕괴되면서
매수세력이 자취를 감춘데다 앞으로의 장세에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의
투매현상까지 벌어져 거래량이 바닥을 헤메고 있다.

증시내의 수급불균형에다가 경기연착륙실패에 대한 우려감,정치권사정등
정치적인 불안감,북한의 무력도발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는 한반도의
불안한 정세등 장내외의 온갖 악재들이 투자심리를 극도로 위축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외국인들이 지난주들어 순매도세로 돌아서면서 투자자금을
빼내가고 있는 것도 장세불안정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시중금리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최저수준에 머물면서
하향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주식시장에는 전혀 보탬이 되지
않고 있다.

주식시장이 이처럼 지극히 불안정한 모습을 보임에 따라 배당등을
겨냥한 연말 활황장이나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회피하려는 자금의
증시유입등에 대한 기대도 무산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특히 공개를 통한 기업들의 자금계획이나 내년으로 시작될 주가지수선물거
래등 주식시장과 관련된 모든 계획이 불투명한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12월결산을 앞두고 있는 은행들은 상반기의 경영실적호전에도 불구하고
최근 일주일동안만 보유주식에서 8천억원에 가까운 평가손을 입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면서 평가손확대를 막기위한 매도에 열중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현재의 주가폭락사태가 경제논리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면서 주가회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투자심리가 시중금리의
추가하락,경기논쟁의 진정등에 따라 가까운 시일내에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이 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