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하강기조와 비자금파문등 장외악재로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동안에도 투금주들은 강세를 지속했다.

투금주들이 강세를 보이는 배경재료는 M&A(기업매수합병)이다.

증권전문가들은 증권거래법 200조의 폐지로 M&A가 제한없이 이뤄질 97년이
1년 앞으로 바싹 다가옴에 따라 점차 M&A재료가 본격적으로 힘을 발휘할
것으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권전문가들중에는 증시여건상 M&A관련주가 경기관련주에 이어 새로운
주도주로 부상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는 사람도 많다.

동양증권 리서치센타 고경웅부장은 92년이후 대세 상승국면의 주도주변화와
종합주가지수 이동평균선추이 그리고 최근의 증시상황을 들어 차기주도주는
M&A관련주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고부장은 주도주가 그동안 92년부터 93년 사이에는 금융주, 93년후반에는
자산주와 블루칩,94년이후엔 경기관련주와 성장유망주등으로 경기상황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고부장은 또 주도주의 전환시점은 특이하게도 모두 종합주가지수 1백50일
선의 일시이탈을 전후해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증시를 주도했던 삼성전자를 선도로 한 경기선도주들이 경기하강
과 함께 약세를 보이면서 주도주자리를 내놓고 있고 종합주가지수 1백50일
선도 하강이탈하고 있어 그간의 주도주변화요건을 충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경증권 조사실 박용선팀장은 다음 주도주는 최근 기관장세를 고려할 때
내재가치가 좋은 종목이란 흐름을 벗어나지 않을 것도 내다봤다.

박팀장은 내재가치에서는 경기둔화로 인해 수익가치의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자산가치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기업회계기준 변경추진이라는 제도적 여건이 자산가치의 부각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기하강국면이 시작되면서 실적보다 재료가 중시되고 자산가치가
부각되는 것은 M&A관련주의 주도주부상을 쉽게 한다.

M&A대상이 되는 기업은 기본적으로 자산가치가 좋은 기업이 많다.

증권전문가들은 증권거래법 200조폐지가 1년가량 남았다고 하더라도
기관투자가의 장기투자와 주식시자의 선반영현상을 고려하면 M&A재료의
본격적인 부각은 결코 이른 것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세계적인 M&A붐도 우리 주식시장에서 M&A관련주의 주도주자리잡기를 도울
듯하다.

최근 이뤄졌던 케미칼-체이스맨하탄은행 합병, 미스비스-도쿄은행 합병,
월트디즈사의 ABC방송국인수등 전에는 상상조차 하기 힘들었던 인수나 합병
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

우리의 경우엔도 정부가 금융산업 개편과정에서 금융기관간 합병을 쉽게
하기 위해 조세감면법을 개정하려 하고 있다.

또 선경 대림그룹등이 M&A관련기업으로 떠올랐을 때 이를 자연스럽게
수용할만큼 M&A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올해내내 침체양상을 보였던 주식시장에서 그나마 높은 투자수익률을
거두었던 우성타이어 울산투금 기아자동차등 대부분 종목이 M&A관련주이다.

이에따라 증권전문가들은 M&A관련주의 주도주부상은 이미 시작됐다고
말하기도 한다.

특히 금융산업개편에 따른 M&A에 대한 기대가 높은 은행주의 경우 지방은행
의 피인수가능성을 재료로 거래량 사상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상승세를 보이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투금주의 강세도 금융산업개편의 범주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증권전문가들은 물론 주도주까지는 아니더라도 M&A관련주는 앞으로
지속적인 강세를 띠겠지만 증시내의 변화를 볼 때 M&A관련주가 증시의
확고한 차기주도종목군으로 떠오르면서 침체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진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