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너지취약과 비자금파문등 장외악재지속에 따라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
축,투매현상이 빚어지면서 하락종목수가 7백75개로 연중최고에 달하는 폭락장
세가 연출됐다.

20일 주식시장은 비자금파문의 여진이 지속되고 있는데 따라 장세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매수세가 자취를 감춰 거래가 극히 부진한 가운데 전업종이
무차별적으로 하락했다.

그동안 조정국면에서 상대적 강세를 보였던 단자주를 비롯해 중소형 개별종
목마저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서 증시자생력이 상실되고 있다는 우려마저 일
었다.
종합주가지수는 전주말보다 14.71포인트 떨어진 931.64를 기록,심리적인 지
지선으로 여겨지던 2백일 이동평균선마저 하향돌파했다.
한경다우지수도 159.68로 2.26포인트 떨어졌다.

기관투자가 일반투자자 외국인등 투자주체들이 모두 짙은 관망세를 보이면서
거래가 급격히 위축돼 거래량은 지난 5월22일 1천1백80만주 이후 가장 적은
1천4백23만주에 그쳤다.

전체거래대금은 2천5백48억원. 주가가 내린종목은 하한가 24개등 모두 7백75
개로 연중최고치를 기록했다.
주가가 오른 종목은 상한가 4개등 85개종목에 불과했다.

이날 주식시장은 최근의 고객예탁금 감소,외국인매도세등 증시 기본적인 에
너지약화와 비자금수사 지속에 따른 정국불안예상이 맞물리면서 매수세가 실
종되는 모습이었다.
기본적인 매물조차 소화하지 못하는 취약한 장세가 이어지면서 앞으로 장세
에 대한 불안심리가 급속히 확산됐다.

5.36포인트 하락으로 출발한 증시는 재료보유 일부종목들이 선별적인 강세
를 보이기도 했으나 투자주체들의 철저한 관망세로 소량의 매물에도 지수가
밀리는 양상이었다.

더욱이 삼성전자의 자사주매입이 이날부터 시작되지 않고 장세추이를 지켜
보면서 매입하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우량주의 약세를 부추켰다.

후장들어 매수세 실종속에 일종의 투매현상까지 빚어지며 전업종에 걸쳐 하
락종목수가 늘어났다.

그동안 기대를 모았던 정부의 "대국민담화"가 늦춰질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망세가 지속됐다.

특히 정부의 증시수급대책으로 은행권의 증자를 불허한다는 입장이 전해지
자 그동안 증자기대로 상대적으로 강한 하방경직성을 보였던 은행 증권등 금
융주에 오히려 실망매물이 쏟아져나오면서 지수낙폭이 커지는 모습이었다.

증권관계자들은 장외악재가 근본적으로 가시지 않는한 시장내부의 수급구조
와 맞물리면서 거래부진속에 주가가 속락하는 장세가 펼쳐질것으로 우려했다.

<김준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