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주들은 지난해 종목별로 각개 약진하면서 큰 폭의 상승을 한데 비해
올해에는 아직까지 주가 움직임이 둔하다.

몇몇 업종이 신약개발설 M&A설등을 재료로 간간히 반짝 강세를 보였을
뿐 장기 소외대상 업종의 하나가 되고 말았다.

상반기에는 증시 전체의 침체에 따른 여파로, 하반기에는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들이 장세를 주도함에 따라 소외종목으로 관심권에서 밀려난 실정
이다.

제약주는 자본금이 적은 중소형주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이들 종목들은 가끔 작전 세력이 주가를 끌어 올리는데 가장
유리한 종목으로 꼽힌다.

모제약사의 모신약개발설을 재료로 작전이 이루어지는 식이다.

그러나 신약개발은 1-2년에 성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10-20년의 장기적인 개발과정이 필요하고 개발이 완료됐다고 하더라도
상용화되지 못하는 것도 있다.

따라서 미국 증시에서는 제약주들은 장기적인 투자대상으로 꼽힌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단기수익을 올리기위한 투자대상이 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자본금이 적어 물량 부담이 없기 때문에 소량의 거래에도 주가가 큰
폭으로 출렁거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제약주에 대한 투자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작하는 기본
적인 자세가 정착될 시점이라는 것이 증권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최근 증권 업계에서는 장기소외됐던 제약주들이 서서히 반등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있다.

특히 신약개발과 연구개발 능력이 뛰어난 제약주들을 중심으로 지속적
으로 관심을 갖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제약업종의 최근 영업현황은 점진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그동안의 불황에서 벗어난 상장제약사들은 지난해 매출증가율이 11.2%로
93년의 8%보다 증가한 수준이다.

또 지난해 경상이익률도 93년의 3.6%에서 소폭 증가한 4.2%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제약업종은 도매상에 대한 매출할인등 비정상적인 거래비용을
줄임에 따라 상장제약업체의 반기 경상이익률이 5.1%로 지난해보다 0.8%
포인트 증가했다.

상장제약사들의 올 전체 매출액 증가율도 14.1%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KGMP(우수의약품제조기준) 시설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도 현재 거의
마무리되고 있어 수익성 개선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
보고 있다.

그러나 국내 제약업체들의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는 매출액의 3.75%
정도로 미국 일본등 의약선진국의 15%수준보다 훨씬 낮아 신약개발의
성공을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실정이다.

상장제약사중 신약개발력이 우수한 회사로는 동아제약 유한양행 녹십자
중외제약 종근당 대웅제약 동화약품등이 꼽힌다.

특히 이들 종목은 현재 개발중인 신약개발을 완료하는 96년말이나 97년
부터 신약제조 승인신청을 잇따라 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장기 포트
폴리오에 편입시키는 전략이 좋을 것이라고 대우증권은 추천하고 있다.

현재 임상실험중인 신약은 동아제약의 항암제인 DA-125, 유한양행의
간질환 치료제 YH-439, 중외제약의 항균제 Q-35, 동신제약의 인슐린패치제,
선경 인더스트리의 항암제인 SK-2053R등이 있다.

이밖에 국내 최고의 연구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녹십자는
생물학제제인 에이즈백신등 예방백신 개발을 특화하고 있으며 종근당은
한국 과학 기술원이 개발한 항생제물질 CRB-604를 공동개발해 상품화할
계획이다.

최근 제약업종은 아니지만 항암제 "택솔"의 생산계획과 관련해
삼양제넥스가 강세를 보였던 점을 감안하면 신약개발 관련주들의 주가
움직임도 앞으로 주식시장의 한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김준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