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정부의 장단에 맞춰 춤추고 있다.

주식시장이 장기간의 조정양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헤매고 있을때 정부는
금융소득종합과세 강화, 통화공급량확대, 서울주변 4개거점 신도시개발
등의 방안을 내놔 채권시장언저리에서 방황하고 있던 시중자금이 주식시장
으로 몰려드는 계기를 제공했다.

그 덕택에 주식시장은 시중자금유입에 의한 금융장세 기대감과 함께
18일 종합주가지수가 1,000선을 넘어서 본격적인 네자리수시대를 여는
듯했다.

그러나 19일 종합주가지수가 1,014포인트를 넘어 연중최고치를 경신하자
주식시장은 정부의 증시억제대책이 나올 것이라는 얘기가 강하게 퍼지면서
찬물을 뒤집어 썼다.

대강 확인되고 있는 정부의 증시안정(?)대책은 3단계로 나눠 제1단계로
우선 증자와 공개물량을 대폭 늘리고 다음단계로 정부보유 공기업주식을
내다 판다는 것이다.

과거 경험으로 볼때 내년에 총선이 있는 만큼 이같은 정부의 대응
움직임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이 증권가의 반응이다.

일부 증권관계자들은 정부가 연말까지 주가를 종합주가지수 1,000선
전후에서 안정시킨 뒤 내년 총선직전에 외국인한도 확대등을 통해 주가의
재상승을 유도할 것이라는 그럴듯한 시나리오까지 그려보고 있다.

시장 자체의 에너지만을 고려하면 앞으로 주가는 올라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꺼질줄 모르는 외국인들의 매수세력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투자자들 조차 내년 총선을 의식한 한국정부의 증시대책을
점치면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잘 올라가던 주가가 정부의 증시안정대책마련설만으로도 꺾인 것은
증시에 대한 정부의 영향력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부입장에서야 증시활황때 그동안 미뤄온 공기업민영화등을 재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는 반론을 펼수도 있다.

그렇다해도 시장원리를 존중해 달라는게 정부에 보내는 증권계의 바람이다.

또 다시 정부가 주가(관제주가)를 조작한다는 원성을 사지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이근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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