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증권산업 개편조치로 지금까지 각각 다른 "물"에서 놀던 증권사와
투신사가 같은 물에서 처절한 경쟁을 벌이게 됐다.

신설투신사의 경우 설립후 1년간 주식편입비율이 80%이상인 주식형
수익증권만을 취급해야한다.

따라서 최소한 손해를 보지않으려는 심리에서 성장주 하이테크주 기존
블루칩등 우량주 위주로 매수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약 1조원가량의 투신사 펀드금액이 신규주식매입자금으로
증시에 유입될 것으로 보고있다.

이경우 저가주를 선호해온 일반개인투자자들이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이같이 증권산업의 골격 재편은 개인및 기관투자자들의 투자전략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칠수 밖에 없다.

각종 정보와 자금력에서 기관에 열세인 일반개인투자자들은 증시의
기관화현상이 더욱 심화되면서 투신사 펀드를 매입하는 간접투자를 갈수록
선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의 투자전략도 수익률극대화를 목표로 바뀔수 밖에 없다.

빠르면 97년 6월부터는 최고의 펀드수익률을 실현한 투신사가 운용수수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수 있는만큼 고객의 요구에 1백%이상 부응하는 최신
투자모델등으로 무장한 신상품개발및 운용능력제고에 전력투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96년부터 주가지수선물시장이 정식 운영됨에 따라 선물지수투자를
통한 위험분산(헤징)기능을 함께 갖춘 펀드도 신종상품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주식 채권등 현물만을 대상으로 투자, 주가 폭락정도와 비례해 손해를
보았던 경험을 더이상 맛보려 할 기관투자자는 없을 것이다.

또 금리및 환율등을 투자대상의 하나로 포함한 펀드도 출현, 투자자의
선택폭이 넓어질 것이다.

국민투자신탁의 주식운용팀관계자는 "주가 변동가능성이 큰 몇몇 개별종목
을 집중매입한 고위험성.고수익성 펀드도 출현, "전부 아니면 전무"를 추구
하는 투자자들에 인기를 끌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동서증권 경영정책팀 관계자는 "증권산업이 바야흐로 "너 죽고 나 살기"
식의 경쟁구조로 이행되면서 아이디어가 많은 후발사가 구태의연한 선발사를
따라잡을 기회도 많아지게 됐다"며 "금융선진국에서 성공한 각종 펀드및
종합과세에 대비한 절세형 펀드, 옵션시장등과도 관련된 파생상품펀드등이
조만간국내에서도 탄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렇지만 증권당국의 규제정도가 신상품 개발의 관건이 될 것으로 분석
되고 있다.

상품개발에 대해 업계측에 자율권을 완전히 보장해야 "두뇌싸움" 발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과열 경쟁전망속에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대체적으로 기존 3대 투신사들은 업종별로 내재가치가 우수하고 성장성이
뛰어난 종목들을 다양하게편입한 정석형 투자 원칙을 견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렇지만 그간의 경험및 전산능력,지명도등에서 뒤지는 지방 투신사및
신설투신사들은 다소 다른 전략을 취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즉, 일부사는 초반에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다소 작전성 종목을 산뒤
단기간내에 매도하는 "히트앤드런"방법을 선택,펀드의 수익률을 극대화
하리라는 것.

대한투신 주식운용부 관계자는 "일부사는 경쟁사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다수의 펀드중 특정펀드의 수익률을 인위적으로 올려 이를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쇼윈도우"형 전술을 취할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수익률전쟁에는 펀드매니저의 도덕성이 한몫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대우증권 기획실의 관계자는 "미국의 대형증권사와 같이 대외공신력을
높이기위해 내부관계자들의 윤리규정을 엄격히 설정하고 이행여부를 확인
하는 자체 감사 시스템의 강화가 펀드 판매에도 영향을 미칠것"이라고
말했다.

<최승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