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에 거래량이 크게 늘고있다.

특히 지난 14일에는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어 우리나라 증권시장사상
최고인 8천5백만주를 기록했다.

한달전만하더라도 하루 거래량이 2천만주선에서 맴돌았으나 최근 상황을
보면 2천만주라는 거래량은 당분간 찾아보기 힘들어지게 될 정도가 됐다.

거래량이늘어나는 것은 외국인투자한도 확대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달초
도입된 당일반대매매제도가 큰 변수라고 일선 증권회사 관계자들은
말하고있다.

당일반대매매란 어제 또는 오늘 매매한 주식을 위탁증거금없이 오늘
되팔거나 되살수있도록하는 제도.이때 매수한후 매도할때는 당해종목만
가능하나 매도한후 매수할 경우에는 당해종목뿐아니라 다른 종목도
선택할수 있다.

매도후 이틀이 지나야 다른 주식을 살수있었던 지금까지와 비교하면
투자자들이 자금을 그만큼 효과적으로 활용할수있게 된 것이다.

당일 반대매매제도는 사실 이달들어 거래량을 증가시키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에따르면 거래량이 사상 최고를 기록한 지난 14일의 경우 전체
거래량 8천5백만주 가운데 15%정도인 1천3백만주정도가 당일반대매매였다.

지난 6월 하루평균 거래량이 2천만주선인 점을 감안하면 거래량을
약 65%정도 증가시킨 셈이다.

당일 반대매매의 유형을 보면 전일 매수한 주식을 매도한 경우가
3백10만주,전일 매도한 자금으로 매수한 경우가 6백90만주였으며
당일 매수한 주식을 매도한 경우와 매도한 주식을 매수한 경우는
각각 23만주 5백80만주였다. (당일 반대매매의 경우 절반을 반대매매
효과로 계산)

매수후 매도하는 경우와 매도후 매수하는 경우를 비교하면 1대9정도로
매도후 매수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이는 투자자들이 보유주식을 팔고 바로 다른 주식을 사는 경향이 많은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오르는 주식은 더욱 오르고 내리는 주식은 더욱 많이 내려 새로운
주가차별화현상을 초래하고있다.

최근 금융 건설 무역등 비제조주와 M&A관련 중소형개별종목들은 줄곧
상승세를 타고 그밖의 종목들은 소외되고있는 현상도 이러한 맥락에서라고
볼수있다.

당일반대매매제도는 거래량증가외에 고객예탁금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가져와 주가를 한단계 레밸업시킨 것으로 분석되고있다.

선경증권이 최근 1년간 고객예탁금과 종합주가간에는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종합주가지수는 억단위의 고객예탁금에 0.01309를 곱하고
여기에 613.53을 더한 수준에서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나고있다.

예를들어 종합주가지수가 850선까지 떨어졌던 지난 6월의 경우
고객예탁금이 2조원정도여서 0.01309에 2만을 곱하고 여기에 631.53을
더한 875선이 적정지수로 실제와 근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당일 반대매매제도로 전일과 당일의 매도자금을 매수자금으로
사용할수있어 예탁금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전일과 당일의 거래대금중 얼마를 고객예탁금으로 보아야할지에대해서는
전문가에 따라 의견이 다르나 최근 거래량중의 당일반대매매비율, 고객
예탁금회전율등을 감안할때 20%정도를 반영해야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있다.

최근의 하루거래대금 7천억-8천억원은 고객예탁금을 1천5백억원정도를
예탁금에 더 보태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달초 종합주가지수가 980선까지 오른 것은 당연하며 최근
증가된 고객예탁금 2조9천억원대를 감안하면 종합주가지수는 1천포인트
까지는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거래량증가 고객예탁금증가효과로 증시의 일부 지표를 재해석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거래대금을 고객예탁금으로 나누는 고객예탁금 회전율이 최근 45%선까지
올라갔으나 예탁금증가효과를 감안하면 37%선으로 떨어져 과열이 아닌
셈이다.

이와함께 25일이동평균선과의 이격도나 투자심리도 볼륨레이쇼등도
과거의 기준으로 해석해서는 곤란하다고 관계자들은 보고있다.

당일반대매매제도는 이달들어 시장주도주를 블루칩에서 금융 건설
무역등 소위 트로이카로 바꾸는데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반대매매를 이용하는 투자자들은 유동성이 좋은 저가대형주를 선호하게
마련. 따라서 대부분이 저가대형인 이들 트로이카에 매기가 몰릴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쌍용투자증권 목양균 투자분석팀장은 "이달들어 금융 건설 무역주등
장기 소외됐던 대형저가주들이 오르는 데는 당일매매제도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면서 시장은 저가대형주들이 주도하면서 중소형개별종목으로 잠시
매기가 이동하는 형태의 순환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당일매매제도는 침체되던 증권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효과를 가져왔지만
초단기매매를 조장해 주식시장의 건전한 투자 풍토를 해칠 우려도 없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 단기간에 급등했던 주가가 단기 급락할수있어 후유증을 우려하는
전문가도 있다.

특히 할당된 약정을 채원야하는 증권회사일선 직원들이 이를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급락할 경우 투자자와의 갈등도 우려되고있다.

증권업계의 한 임원은 "당일반대매매가 시장에 활기를 불러넣은 것은
사실이지만 단기매매를 성행시켜 지금까지 대만에 이어 세계 두번째였던
예탁금회전율이 세계 첫번째로 올라가게했다"면서 불건전한 투자풍토를
우려했다.

일선 지점의 한 영업담당자도 "당일 반대매매는 대형점포보다는
일임매매가 많은 중소형점포에서 많이 이용되고있다"면서 주가가
급락한 경우 고개과의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많다고 우려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4일자).